tvN ‘크리미널마인드’(연출 양윤호/극본 홍승현/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드래곤)에는 국가범죄정보국 범죄행동분석팀 NCI(이하 NCI)가 사건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특유의 트레이드마크가 있다. 바로 요원들이 사건을 통해 느낀 바를 투영한 명언이 그 주인공. 이에 사건이 끝난 후에도 가슴을 울리고 있는 후반부 격언을 짚어봤다.
# 인생에서 가장 좋고 아름다운 건 볼 수 없고 심지어 만질 수도 없다. 그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을 뿐이다. by. 헬렌 켈러 - 13회 中
여대생 12명을 살인한 살인마 부부의 반전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안여진(김호정 분)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 짓지도 않은 살인을 자백, 누명을 벗을 생각도 없이 죽음마저 달관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 강기형(손현주 분)의 간곡한 설득에도 넘어가지 않으며 아들의 삶에 흠결 하나 남기지 않으려는 그녀의 모정은 감히 크기를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결국 죽음과 아들의 행복을 맞바꾸고 자식을 가슴으로 품은 고결한 사랑은 강기형이 전한 헬렌 켈러 전언을 제대로 실감케 했다.
# 작은 구멍이 배를 침몰 시키고 작은 죄가 사람을 파멸시킨다. by. 번연 - 15회 中
한 마을에서 같은 꿈을 꾸던 세 명의 소녀가 사라졌다가 단 두 명의 소녀만이 살아 돌아왔다. 아이들이 친구를 제 손으로 죽이고 자유를 얻어낸 것. 이 모든 일의 원흉은 바로 어른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돼 소녀들에 대한 연민을 불러 일으켰다. 가장 도움이 필요했던 순간 외면당하고 딸을 망쳤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납치, 잔혹한 게임을 벌인 한 아버지의 말로는 결국 파국이었다. 유민영(이선빈 분)이 인용한 “작은 구멍이 배를 침몰 시키고 작은 죄가 사람을 파멸시킨다“는 말처럼 누구라도 그들을 도와줬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는 씁쓸함을 자아낸 사건이었다.
# 내가 폭력에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선을 행한 것처럼 보인다 해도 그 자체는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폭력을 행하는 이상 악은 영원하다. by. 간디 - 16회 中
독특한 시그니처를 남기며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던 살인마의 정체는 법정 속기사였다. 부모를 죽인 범인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발생, 법체계에 대한 불신을 품고 살인을 저지르던 정도일(신담수 분)은 결국 카피캣 황인철(허동원 분)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살인마가 대중에 의해 영웅으로 탈바꿈된 상황은 김현준(이준기 분)이 읊은 “폭력을 행하는 이상 악은 영원하다”라는 간디의 말을 증명했다.
이와 같이 사건의 종지부를 알리는 격언들은 이제 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상징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말들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새긴 가운데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크리미널마인드’에 또 어떤 새로운 명언이 등장할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nyc@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