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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커피 한 잔①] '아이 캔 스피크' 감독 "나문희X이제훈 조합 백번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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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이달 21일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가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을 누르고 3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재미있고 감동적이라는 입소문을 탄 결과로 볼 수 있다.

추석 연휴를 겨냥한 가족 코미디 ‘아이 캔 스피크’는 포스터만 보면 별다른 생각 없이 나문희 표 코믹 영화 같지만, 영화관을 나설 때는 아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문희와 이제훈이 첫 연기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친할머니와 친손자처럼 우애 깊은 애정을 발휘해 맡은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냈다. 다시 보고 싶은 조합임에는 틀림이 없다.

연출을 맡은 김현석 감독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연출을 부탁 받으며 시나리오 받았을 때 나문희 선생님은 이미 출연을 논의 중이셨고 제가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명필름이 공동제작으로 들어오면서, 이제훈을 섭외했다”고 영화 출연을 위한 배우 섭외 과정을 밝혔다.

민원왕 할머니 옥분(나문희 분)과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의 갈등과 우정을 그린 ‘아이 캔 스피크’는 상극인 두 캐릭터의 밀고 당기기로 초반에는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중반 이후 옥분이 일본군에 강제 징용된 위안부였다는 과거가 밝혀지며 분위기가 전환되고 2007년 실제로 발생했던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 이야기가 시작된다. 위안부라는 뼈아픈 과거사를 휴먼 코미디라는 대중적인 틀 안에 녹여내 전 연령대 관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제작한 것이다.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김현식 감독의 연출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셈이다.

이어 김 감독은 “이제훈이 그동안 코미디를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잘 웃길 것 같다는 생각은 안했다. (이제훈이)원칙주의자라서 그만의 성격에서 나오는 의외의 코믹함은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이제훈의 실제 성격과 원칙을 고수하는 박민재 캐릭터가 닮았다”고 비교 분석했다. 김현석 감독은 기획안 공모전에서 당선된 ‘아이 캔 스피크’의 원작 시나리오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각색해 스토리 및 인물들을 재설계했다.

“톤을 다운시키고 나서 재미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문희 선생님은 원래 자유자재로 연기하시는 분이다. 반면 이제훈은 젊은 사람답지 않게 고전적이다. 작은 이익을 좇지 않고 크게 본다. 처음에 미팅을 하는데 이제훈이 ‘이건 내 연기 로직(logic)에 맞지 않다’고 하더라. 대체 그 로직이 무얼까 싶었다. 근데 같이 촬영하면서 느꼈다. 꼼꼼하게 분석을 많이 했더라. 둘 다 연기 스타일이 다른 게 잘 맞았다. 만약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했다면 정신이 없었을 거다. 그런 점에서 나문희 선생님과 이제훈의 조합이 백번 옳았다. 결과적으로 봐도 제 판단이 맞았던 것 같다(웃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귀향:끝나지 않은 이야기’(감독 조정래) 역시 1편에 이어 다시 한 번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2편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2015년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문 전면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제작한 건데, 생존한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추가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냈다.

김현식 감독은 ‘귀향’과 비교해 “제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얘기하기 민망하다. 저는 ‘귀향’ 감독님과 다르다. 조 감독님은 15년간 나눔의 집에서 봉사를 하면서 사명감으로 작품을 만드셨고 저는 작품을 만들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며 “수요 집회에 참석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가식적인 것 같아서 밝히지 않았다. 영화는 나 같은(몰랐다가 심각성을 깨닫게 되는)사람들의 시선을 담는 작품이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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