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지만, 이제 1차전이 끝났을 뿐이다. 대안은 없다. 롯데의 주전 포수이자 키 플레이어인 강민호(32)가 거인의 반격을 주도할지 관심이 모인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2-9로 졌다.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 모창민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등 대거 7실점한 끝에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잃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1차전에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전례는 무려 84.6%에 이른다. 롯데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경기 감각의 공백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야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상대 선발 에릭 해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9개의 안타를 쳤으나 득점권 타율은 0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를 격파하고 올라온 NC 타선과의 집중력 싸움에서 패했다. 손아섭 이대호 번즈가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 사이에 있었던 최준석 강민호의 부진이 컸다. 특히 화살은 강민호에게 집중됐다.

강민호는 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하나다. 경험도 풍부하다. 그러나 이날은 그의 날이 아니었다. 타석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외야로 나간 타구가 없었다. 득점권 기회에서도 번번이 침묵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민호 정도의 포수라면 해줬어야 할” 공을 자주 놓쳤고, 상대 발야구에 대응하지 못했다. 연장 11회 패스트볼은 결정적이었다.
1차전에 대한 부담감,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활약을 하지 못했던 자신의 경력 때문인지 압박을 많이 받는 모습이었다. 연장 11회 패스트볼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구가 흔들리던 장시환을 돕고자 빠지는 공을 최대한 가운데서 받기 위해 프레이밍을 시도하다 치명적인 실수가 나온 듯한 양상이었다. 스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는 경우는 흔하다. 강민호는 1차전에서 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러나 대안은 없다. 2차전 포수 마스크도 강민호가 쓸 것이 확실시된다. 롯데의 다른 포수들은 경험이 일천하다. 큰 무대는 더 그렇다. 강민호 스스로가 이겨내야 하는 문제다.
강민호의 비중은 여전히 크다. 포수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NC처럼 기동력을 활용한 야구에 취약하다. 결국 때려서 승리해야 하는 팀이다. 5~6번 타순에 위치하는 강민호가 해결사 몫을 해야 한다. 1차전에서 호된 예방주사를 맞은 강민호가 2차전부터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의 반격도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