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살아날 것인가.
롯데-NC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가장 마음고생이 심한 선수를 꼽자면 롯데 포수 강민호(32), NC 유격수 손시헌(37)이었다. 팀 내에서 대체 불가 자원으로 꼽히는 두 선수이지만, 1차전에선 약속이라도 한 듯 공수에서 부진한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강민호는 한순간에 '역적'이 되어버렸다. 5번타자로 중심타선에 배치됐지만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에게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1회 2사 1·2루 찬스에서 연속 헛스윙 이후 2루 땅볼 아웃됐고, 3회 2사 1·2루에선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6회에는 초구 2루 땅볼로 물러났는데 빗맞은 타구에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간절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7회 2사 1·2루 찬스에 다시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연장 10회에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무안타 침묵.
더 아쉬운 건 수비. 무려 4개의 도루를 내주며 NC의 '발야구'에 대처를 하지 못했다. 2-3으로 뒤진 11회에는 나성범 타석 때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는 순간 미트 끝을 맞고 뒤로 빠지는 패스트볼까지 범하며 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했다. 공수 양면에서 변명의 여지 없는 플레이로 롯데의 패배를 자초했다.
NC에선 손시헌이 고개를 들지 못했다. 8번타자로 하위타선이었지만 번번이 찬스가 그에게 걸렸다. 2회 2사 2루, 4회 2사 1·2루 찬스에서 모두 초구에 외야 뜬공 아웃되며 이닝이 끝난 손시헌은 6회 무사 1·2루에서도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1루 땅볼에 만족했다. 대주자 이재율로 교체돼 경기를 일찍 마쳤다.
손시헌 역시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6회 1사 1·3루에서 롯데 문규현이 풀카운트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1루 주자 앤디 번즈가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포수 김태군의 2루 송구를 넘겨받은 손시헌은 그러나 1루심의 체크 스윙 콜이 나오지 않아 주춤했다. 그 사이 번즈가 1루로 귀루해 더블 아웃 기회를 날렸다. 베테랑답지 않게 깔끔하지 못한 플레이였다.
고난의 1차전을 보낸 강민호와 손시헌이지만 2차전에도 선발출장이 유력하다.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은 두 선수 모두 2차전 이후에도 핵심으로 활약해야 한다. 누가 먼저 1차전 아쉬움을 털어낼지가 중요하다. 1차전 승리로 손시헌은 부담을 크게 덜었지만 강민호는 팀 패배로 극복해야 할 데미지가 크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