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필승조 소모 최소화' NC, 2차전 총력전도 가능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9 06: 45

연장 11회 접전을 펼쳤지만 필승조 소모는 최소화했다. NC가 1차전에서 승리 이상의 성과를 거둔 이유다.
NC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9-2 완승으로 장식했다. 연장 10회까지 2-2로 팽팽했으나 11회에 균형이 와르르 무너졌다. NC는 모창민의 만루홈런 포함 3안타 3볼넷을 11회 집중시키며 대거 7점을 뽑아냈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나란히 제 역할을 다했다. NC 에릭 해커는 7이닝 1실점으로 포스트시즌 약세를 극복했다. 롯데 조쉬 린드블럼은 잦은 출루 허용에도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승부의 추는 불펜이 쥐고 있었다. 롯데는 여섯 명의 투수를 내보내며 5이닝을 버텼다. 반면 NC는 네 명의 투수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5이닝을 틀어막았다. 투구수도 NC 불펜이 48구, 롯데 불펜이 118구로 압도적인 차이를 드러냈다.
이러한 투구수 차이는 결국 불펜의 부담감이 달라진다. 정규시즌 4위는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올라왔다. 그러나 롯데의 바람과 달리 1차전 10-5 승리로 투수진 소모를 최소화했다. 거기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불펜의 소모량이 갈라지며 우위가 뒤바뀌었다.
NC는 김진성과 이민호, 원종현, 임창민이 차례로 등판했다. 필승조가 모두 나선 셈이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이 대타 박헌도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했지만 이후 나온 투수들은 모두 퍼펙트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롯데의 마지막 출루가 바로 박헌도의 동점포였다. 20구를 넘게 던진 투수도 없다.
반면, 롯데는 손승락과 장시환이 나란히 35구를 던졌다. 정규시즌이었다면 9일 경기 등판이 쉽지 않을 피로도다. 물론 5전 3선승제 단판승부에서 이런 여유는 사치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경기 후 "손승락은 9일 경기에도 대기한다"라고 밝혔다.
롯데의 올 시즌 후반기 도약 원동력 중 하나는 불펜의 안정이었다. '클로저' 손승락을 축으로 조정훈, 박진형, 박시영 등 다양한 색깔의 투수들이 제 역할을 다했다. 이날도 11회 마운드에 오른 박시영, 이명우, 장시환은 부진했지만 그 앞에 나온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은 깔끔했다. 결국 뒷심에서 밀린 건 필승조의 두께 차이 탓이었다.
자연히 브룩스 레일리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롯데는 9일 선발투수로 레일리를 낙점했다. 레일리에게 호투는 물론 긴 이닝 소화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레일리가 7이닝 이상을 막아주고 승리한다면 이날 필승조 소모를 메꿀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불펜투수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NC로서는 여유가 넘치는 상황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경기 후 "장현식이 선발이다. 최대한 부담을 안 주려고 한다. 1차전 원정 경기 승리로 분위기가 와있다. 타자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내일 준비를 한다면 좋은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장현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다짐은, 한두 점 주더라도 일찌감치 내리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만일 장현식이 흔들려도 불펜 총력전이 가능한 NC다.
연장 11회 접전이었지만 불펜의 두께 차이가 승부를 7점 차로 만들었다. NC는 2차전 총력전도 가능하다.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가르는 1차전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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