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그리고 즐겨야 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즐긴다’고 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9로 패했다.
연장전까지는 무사히 끌고 갔던 롯데였다. NC의 불붙은 타선을 초반 억제하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불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단 1이닝 만에 앞서 보여줬던 저력들을 모두 잊게 했다.

3번의 폭투와 1번의 포일은 롯데 배터리의 아쉬움으로 남은 장면. 아울러 곳곳에서 야수진의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이 나오면서 과거 가장 좋지 않았던 롯데의 경기력을 연상케 했다.
‘주장’ 이대호를 필두로 롯데는 “오늘만 이기자.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자”며 마인드컨트롤을 끊임없이 했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의 몸은 즐기려는 마음의 몸가짐이 아니었다. 5년 만에 나서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어쩔 수 없이 분위기에 압도됐고, 몸까지 경직되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NC와는 비교가 될 수밖에 없던 장면이었다. NC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으로 준플레이오프를 임했던 반면, 롯데는 그렇지 않았다. 각성의 장면이 필요해진 순간이다.
여유를 찾는 것이 일단 롯데에는 급선무일 전망. 여유를 통해서 긴장됐던 몸의 리듬을 편하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선수들 스스로 그런 마음가짐이 생긴다면 다행인 일. 하지만 이 여유는 경기력을 통해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 베테랑들이 먼저 활약을 해주거나, 젊은 선수들이 반전의 모습을 보여줄 경우, 의외로 쉽게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과연 롯데는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준플레이오프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