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예상치 못한 부상 강판이라는 변수를 마주한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롯데는 갑작스런 변수를 불펜 총력전으로 차단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1-1로 만들었다.
이날 롯데는 타선이 다시 한 번 침묵하면서 어려운 흐름을 이어갔다. 2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문규현의 병살타로 1점을 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를 펼치면서 1점의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갔다.
점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레일리가 최소 6회까지 버텨주고 7회부터 불펜을 가동하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이 시나리오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폐기됐다.
6회 선두타자 나성범과 9구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고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때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가 레일리의 왼쪽 발목으로 향했다. 레일리는 배트에 발목을 맞고 쓰러졌다. 여기에 출혈까지 일어났다. 마운드에서 내릴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레일리는 마운드를 내려왔고, 롯데는 생각보다 빠른 타이밍에 불펜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박진형,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했다. 박진형은 첫 타자인 스크럭스에 좌중간 2루타를 내주면서 1사 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박석민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고, 이후 권희동을 투수 땅볼로 처리, 변수를 1차적으로 차단하는데는 성공했다.
이제부터 롯데는 불펜을 총동원하며 남은 이닝을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 손시헌에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대타 이상호에 희생번트를 대주면서 1사 2루의 실점 위기에 몰리게 됐다.
롯데 벤치는 다시 한 번 투수를 조정훈으로 바꿨다. 실점은 없을 것이라는 의지였다. NC 역시 대타로 이호준을 내면서 응수했다. 하지만 조정훈의 승리였다. 조정훈은 이호준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승부수 싸움에서는 롯데가 먼저 웃었다. 이후 박민우에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로 증폭됐지만 모창민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조정훈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 손승락까지 가는 길목을 닦아놓기 위함이었다. 사실 롯데 불펜에서 조정훈 최후의 셋업맨이라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1차전에서도 19개의 공을 던진 뒤였다.
연투에 대한 부담이 있는 조정훈이었지만 그래도 8회를 어떻게든 막아냈다. 선두타자 나성범에 빗맞은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이후 스크럭스를 유격수 뜬공, 박석민을 포수 파울플라이, 그리고 권희동을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마지막 1이닝만 막으면 되는 상황까지 끌고 왔고, 롯데는 마무리 손승락이 1이닝을 틀어막으면서 변수를 완전히 차단했다. 롯데는 이렇게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