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불펜 와르르’ 롯데, 필승조 없던 ‘플랜B’의 실패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1 22: 33

불펜 ‘플랜B’의 실패였다. 결과론적이지만, 나름대로 내세운 최선의 수가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롯데는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13로 완패를 당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3이닝 5실점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조기에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길게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조원우 감독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았다. 박진형과 조정훈 등 1,2차전 필승조로 나왔던 박진형과 조정훈이 4회부터 가동되기에는 힘들었다. 이미 1,2차전 도합 각각 42개, 45개의 공을 던진 상황. 조원우 감독은 “일단 오늘 투입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투입에 대해 말을 아꼈다.

결국 2-5로 뒤진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것은 정규시즌 선발 투수이자 포스트시즌 롱릴리프로 대기했던 김원중이었다. 김원중에게 최대한 점수 차를 벌어지지 않게, 긴 이닝을 소화해야만 했다. 일단 시작은 좋았다. 4회 손시헌, 김태군, 이종욱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 흐름을 묘하게 바꿔놓았다. 김원중의 묵직한 돌직구가 NC 타자들을 당황케 했다.
김원중의 삼진쇼 이후 롯데는 기어이 5회초, 2점을 따라 붙으며 경기 양상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김원중은 자신의 투입 이유를 타선과 함께 증명하는 듯 했다.
하지만 다시 점수 차이가 좁혀지자 김원중은 앞선 이닝의 강력함과 패기가 사라졌다. 긴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감지한 듯 했다. 선두타자 박민우에 볼넷을 허용한 뒤, 결국 나성범에 142km 빠른공을 던지다 좌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점수 차를 벌려줬다. 앞선 이닝의 삼진들이 무의미해졌다.
일단 홈런 이후 스크럭스와 모창민을 각각 우익수 뜬공,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노진혁과 권희동에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손시헌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만들어놓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더 이상 점수가 벌어진다면 경기 후반의 추격은 요원해질 수 있었다. 결국 롯데는 이 상황에서 정규시즌 필승조에 준하는 역할을 했던 배장호를 선택했다. 역시 박진형, 조정훈의 투입은 무리수였다. 그러나 배장호도 김태군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뒤이어 좌완 이명우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NC의 우타 대타 이호준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결국 2점을 더 헌납, 롯데는 4-10의 점수 차로 경기 후반을 맞이하게 됐다.
필승조 외의 플랜B 불펜진을 가동한 롯데는 실패를 맛봤다. 결국 초반에 내준 주도권을 되찾지 못하고 준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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