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웨터 “하트 40만개 넘으면 단공때 상의탈의”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10.23 13: 30

4인조 밴드 웨터(Wetter. 위 사진 왼쪽부터 채지호 최원빈 정지훈 허진혁)에게 지난 11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내 인생의 첫 아이돌”(최원빈)이자 “노래방 친구”(정지훈)였던 버즈의 민경훈 신준기와 생방송을 같이 한 것. 바로 이날 네이버 V앱을 통해 생방송된 ‘히든트랙넘버V-눈도장 라이브’였다. 버즈는 이들에게 “밴드가 뭔지도 몰랐을 때 처음 안 밴드”(채지호)였고, “만화속 인물과도 같은 존재”(허진혁)였던 것이다.
버즈는 이날 ‘히든트랙넘버V’에 재능있는 뮤지션을 세상에 널리 알려주는 ‘키맨’(Keyman)으로, 웨터는 키맨의 인도로 꽁꽁 잠겨있던 자신들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는 ‘라커’(Locker)로 출연했다. 그리고 이날 생방송은 무려 31만개의 ‘하트’(좋아요)를 받을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오는 24일 웨스트브릿지에서 열리는 ‘히든트랙넘버V-잠금해제 라이브’ 준비에 여념이 없는 웨터를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났다. ‘잠금해제 라이브’ 때는 민경훈과 윤우현이 참여한다.
= 11일 ‘눈도장 라이브’를 끝낸 소감이 어떤가.

(최원빈) “노래방에서 부르던 곡들의 주인공들을 실제로 보니까 신기했다. 생각보다 카메라도 많았고(웃음). 긴장을 많이 한 탓에 한번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정지훈) “정신없이 갔다. 잘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크다.”
(채지호) “버즈 분들이 생방송 전에 그러시더라. ‘우리도 말 많은 편이 아니니까 편하게 하자’. 그런데 (긴장한 탓에) 연습한 것보다 노래를 못했다. 강아지들 이름도 틀리고.”
(허진혁) “저는 만족스러웠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공연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24일 때는 더 확실히 하고 싶다.”
= 하트가 30만개를 넘었다. 만약 24일 ‘잠금해제 라이브’에서 하트가 40만개를 넘는다면?
(최원빈) “단독공연 때 상의탈의를 하겠다.”
(채지호) “저는 50만 넘으면 하겠다(웃음).”
(정지훈) “단독공연 때 수압 세지는 샤워기를 3분 추첨해서 드리겠다.”
(허진혁) “멤버들이 서로 파트를 바꿔서 공연을 하겠다.”
= 아직 웨터를 잘 모르실 분들을 위해 각자 소개와 팀 결성 과정 이야기를 들려달라.
(최원빈) “노래하는 리더 최원빈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지만, 부모님들이 ‘음악은 대학 가서 해라’라고 하셨고, 저 또한 그게 맞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가니 주변에 음악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대학 가서 음악하면 너무 늦겠다’ 싶었다. 그래서 실용음악학원부터 등록했다. 그리고 지산록페스티벌에 구경을 갔다가 밴드의 무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내 꿈은 밴드의 프런트맨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직업 같았다.”
(정지훈) “베이스를 치는 정지훈이다.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무대에 서는 모습을 꿈꿨지만, 대학도 건축학과를 갔을 정도로 음악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다 2014년 1월, 일산의 한 편의점에서 (정발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원빈이 노래를 들려주면서 ‘밴드음악 괜찮지 않냐?’고 물어본 것이다. 이 때 내 대답은 “아직 공부해야 할 것 같다”였다. 그런데 지나가는 할머니 한 분이 저희들을 보고 “예술가들이네”라고 하시더라. 왜 그렇게 생각하시냐고 물어봤더니, “예술가들은 이 시간(새벽)에 다 깨어있거든”이라고 하시더라. 바로 그 다음날 학원에 등록했다.”
= 지금 베이스는 어떤 것을 쓰나.
(정지훈) “펜더의 프레시전 62 리이슈, 펜더의 재즈베이스, 그리고 바이올린처럼 생긴 호프너를 쓴다.”
= 채지호와 허진혁도 본인 소개를 해달라.
(채지호) “기타 치는 채지호다. (채지호만 빠른 1994년생이고, 다른 멤버 3명은 모두 1992년생이다.) 중학교 때까지 수영선수였다. 그러다 학교 축제에서 기타를 치는 선배가 멋있게 보였다. 그래서 운동을 그만두고 고등학교도 기타를 칠 수 있는 리라아트고로 갔다. 그리고는 재수 끝에 서울예대를 들어갔고, 군대 가려고 휴학 중에 오디션을 봐서 지금의 소속사(맵스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하게 됐다. 기타는 펜더 재규어와 아이바네즈를 쓴다.”
(허진혁) “드럼 치는 허진혁이다. 어렸을 적부터 중학교 때까지 이모부가 과외를 해주셨는데, 어느날 ‘너는 공부는 안되겠다’고 하시면서 자신의 밴드를 보여주셨다. ‘어떤 파트가 멋있냐’고 해서 ‘드럼’이라고 했고 그렇게 해서 그때부터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게 고3 때다. 3수 해서 대학에 들어가 최원빈을 만나 지금까지 같이 해오고 있다.”
= 정리를 좀 해보자. 먼저 최원빈과 허진혁이 밴드 초안을 잡았고, 그 다음에 정지훈이 합류한 뒤, 3명이 현 소속사로 들어와 채지호를 만난 것인가. 그러면 웨터라는 팀명은 언제 지은 것인가.
(최원빈) “원래는 2014년 중반까지 저와 허진혁, 그리고 기타 치는 다른 멤버, 이렇게 3명이 활동했다. 그때 이미 웨터라는 팀명으로 (음반은 내지 않았지만) 활동했다. 팀명은 단독방에서 ‘wet’를 넣어 팀명을 짓자고 해서 ‘wetter’로 간 것이고. 그러다 그 기타 치는 친구가 군대에 가는 바람에 웨터는 사실상 해체됐고, 저는 ‘who’라는 곡을 갖고 솔로 데뷔를 준비하던 중 2015년 12월 지금의 소속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저와 허진혁, 정지훈이 회사에 합류해 채지호를 만나 지금의 4인조 웨터가 됐다. 2016년 11월에 나온 웨터의 데뷔싱글이 바로 ‘who’다.”
(채지호) “제가 회사에서 형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웃음).”
= 결국 4인조 웨터는 2015년 12월에 탄생했고, 데뷔싱글 ‘who’는 2016년 11월에 나왔으며, 첫 EP(Romance In A Weird World)는 올 5월에 나온 것으로 정리된다. (EP에는 ‘반대로’, ‘이상한 나라의 로맨스’, ‘who’(리마스터), ‘Lucy’, ‘She tastes like happiness’, ‘You’ 등 6곡이 수록됐다). 그런데 EP 재킷에 쓴 ‘wetter’라는 글자는 누가 쓴 것인가.
(최원빈) “제가 썼다.”
= 웨터 인터뷰를 하면서 밴드 아이엠낫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최원빈과 정지훈이 임헌일(보컬 기타)과 양시온(베이스)의 애제자라고 들었다. 그리고 아이엠낫은 이미 지난 3월 ‘히든트랙넘버V’에 라커로 출연했다. 당시 키맨은 이승환이었고.
(최원빈) “애제자가 아니라 수제자였다(웃음). 노래를 헌일이형한테 배웠다. 제가 다니던 학원의 원장님과 헌일이형이 대학 동기셨다. 노래 뿐만 아니라 음악 전체를 헌일이형한테 배웠다.”
(정지훈) “평소에 임헌일님을 좋아했다. 그래서 직접 임헌일님한테 연락을 해서 양시온님을 소개받아 10개월 동안 베이스를 배웠다. 개인적으로 음악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양시온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 다시 ‘히든트랙넘버V’ 얘기로 돌아가보자. 24일 ‘눈도장 라이브’는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나.
(최원빈) “‘눈도장 라이브’가 열리는 웨스트브릿지는 지난 9월8일 라이브클럽데이 때 공연을 했던 곳이라 덜 부담스럽다. 그야말로 잠금해제를 시키는 라이브를 하겠다. 그날 선보일 ‘히든트랙’은 미니앨범 때 넣으려 했던 ‘너와 나, 우리’로 정했다. 팬들 중에서 이 곡을 아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발라드 느낌이 있어 ‘히든트랙넘버V’ 컨텐츠에 맞을 것 같다.”
(정지훈) “‘너와 나, 우리’에 조금은 대중적인 커버곡을 추가하는 공연이 될 것 같다.”
(채지호) “버즈와 콜라보를 기대하셔도 좋다.”
= 기대하겠다. 올 연말까지 무척 바쁘게 보낼 것 같다.
(최원빈) “사실 지금 경연을 앞두고 있다. 인디스땅스와 CJ튠업이다. 그리고 11월5일에는 상수동 제비다방에서 공연이 있다. 또한 네이버 웹드라마 ‘옐로우’ OST 곡으로 ‘춤추게 하지마’가 26일 나오고, 그 전에 인디스땅스 예선 경연곡이었던 ‘Coffee & Diamond’가 또 음원으로 나온다. ‘히든트랙’으로 준비한 ‘너와 나, 우리’는 올 연말에 나올 것 같다.”
#. ‘인디스땅스 2017’은 경기콘텐츠진흥원과 KBS 올댓뮤직이 함께 하는 인디뮤지션 발굴 육성 프로젝트로, 두 차례 예선을 거쳐 5팀(웨터, 블루터틀랜드, 기프트, 모브닝, 에이프릴 세컨드)이 11월 결선을 앞두고 있다. CJ문화재단의 신인뮤지션 지원사업으로 펼쳐지는 튠업은 오는 25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18기 본선 실연심사가 열린다. 웨터를 비롯해 문문, 새소년 등이 예선을 통과했다. 웨터는 또한 22일 열린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올해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는 웨터를 비롯해 잔나비, 어반자카파, 멜로망스, 오왠, 스텔라장 등이 출동했다.
= 끝으로 웨터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들어보고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최원빈) “저희만의 색깔과 가치관,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단하고 인지도가 있는 밴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정지훈) “기본적으로 영국음악을 하고 싶다. 사람들의 눈썹을 움직이게 하는 그런 공연을 하고 싶다.”
(채지호) “앨범을 들었을 때 4명이 생각을 많이 했구나, 이런 느낌이 들도록 하고 싶다.”
(허진혁) “남들은 따라할 수도 없을 만큼 웨터만의 색깔을 더 짙게 하고 싶다.”
/ kimkwmy@naver.com
사진=손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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