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에픽하이다. 감성 뮤지션으로 꼽히는 에픽하이가 가을 발라드 열풍을 잠재우고 차트를 '올킬'했다. '미(美)친 감성'으로 불리며 음악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가을 발라드 열풍도 에픽하이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음원차트 1위를 지키던 발라드 음악들이 에픽하이의 등장과 함께 동시에 순위 하락이다. 에픽하이가 지난 23일 발표한 정규9집 타이틀곡 '연애소설', '빈차'로 차트 1, 2위 쌍끌이 흥행을 이끌고, 줄세우기까지 달성하며 제대로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에픽하이가 3년 만에 발표한 정규앨범.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채워줄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아이유와 오혁, 송민호, 이하이 등 화려한 피처링 뮤지션들의 지원을 받아 다시 한 번 매력적인 색깔의 음악들을 완성했다. 에픽하이의 음악은 다른 힙합 장르의 음악들과 다른 감성으로 음악 팬들의 지지를 받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또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위로를 건네고 있는 이들이다.
에픽하이의 신곡들은 사랑, 추억, 일상의 다양한 감정들의 담아내고 있다. 이별의 아픔, 현대인들의 지친 일상 등 진정성 있는 가사에 포인트를 두면서 공감과 힐링을 전달했다. '랩하는 문학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좋은 가사와 음악으로 소통하는 에픽하이, 가을 발라드 열풍을 잠재울 수 있었던 비결이다.
에픽하이는 앞서 이번 신곡 감상 포인트로 가사를 뽑기도 했다. "평범해지던 게 두려워서 꾸던 꿈 이젠 평범한 게 부럽군(빈차)", "깜빡거리는 신호등 굴러 다니는 낙엽도 할 일 하는데 난 왜 이럴까 왜 사는걸까(상실의 순기능)", "못다핀 꽃도 모이면 정원을 이루지(BLEED)" 등의 표현으로 가슴 떨리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에픽하이의 음악을 집중해서 감상하게 만드는 요소다.
워낙 다양한 감성과 공감, 힐링을 담은 앨범이기에 에픽하이의 9집은 골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양한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추며 다채로운 색깔로 채운 만큼 이 시너지를 충분히 즐길 수도 있다. 완성도 높은 앨범인 만큼, 발라드 열풍 속에서 당분간 에픽하이의 선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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