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FA 포기 선언이다. 육성에 올인한다.
한화는 31일 신임 감독으로 한용덕(52) 두산 수석코치를 확정, 발표했다. 계약기간 3년, 계약금과 연봉 3억원씩 총액 12억원의 조건이다. 선수·코치·감독대행·단장특보로 28년간 몸담은 친정팀 한화에 정식 감독으로 금의환향했지만, 무너진 팀 재건이란 중책을 맡았다.
신임 감독에겐 구단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기 위해 특급 FA 영입에 나서기도 한다. 2015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을 선물받았고, 2016년 롯데는 조원우 감독에게 손승락과 윤길현을 안겼다. 한화도 2015년 김성근 전 감독 취임 이후 권혁·송은범·배영수 등 3명의 FA 선수들과 계약했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에겐 FA 선물은 없다. 지난 2014~2016년 3년간 7명의 선수들을 영입하며 FA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한 한화였지만 지난해 박종훈 단장 체제에서부턴 외부 FA 시장에 손을 뗐다. 고액의 외부 FA 영입보다 내부 육성을 통해 젊고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박종훈 단장과 한화 구단은 그 적임자로 한용덕 감독을 선택했고, 한 감독도 구단의 육성 기조에 발 맞춰 움직인다. 한 감독은 "구단이나 저나 육성 쪽에 방향이 맞춰져 있다. 최근 이글스의 문제점 중 하나가 FA 선수들을 너무 많이 영입하다 보니 기존의 젊고 어린 선수들이 나간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화는 FA 보상선수로 투수 임기영(KIA) 조영우(SK) 박한길(롯데) 포수 한승택(KIA) 김민수(삼성) 등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특히 임기영과 한승택은 올 시즌 KIA 통합우승 멤버로 성장했다. 임기영은 한화가 드래프트한 선수들 중에서 최초로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됐다.
한용덕 감독은 "지금으로선 FA 선수 영입을 위한 움직임은 없을 것 같다. 구단과 의견이 일치했다"며 "내부 FA 선수(정근우·이용규·박정진·안영명)들도 남으면 좋겠지만 (팀을 떠나는 상황도) 감수하고 육성 쪽으로 최대한 신경 쓰겠다.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베테랑과 신진급 선수들의 차이가 크다. 이 차이를 어떻게 빨리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장기적 차원에서 육성도 좋겠지만 당장 성적이 나지 않으면 괴로운 것은 감독이다. 한 감독은 "구단에서 3년 계약기간을 주신 건 장기적 비전을 가져달라는 의미다. 당장 성적이 안 나면 질타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게 내가 짊어져야 할 숙제다. 가능성 있는 선수과 함께 빠른 시간 안에 정상을 노려볼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며 육성과 함께 성적에 대한 욕심도 나타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