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미 “젊은 트로트, 아직 남은 벽을 허물고 싶다”(인터뷰)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11.08 14: 19

소유미는 1992년생, 올해 만 25세인 젊은 트로트 가수다. 걸그룹에서 활동하다가 이른 나이에 트로트로 전향, 2015년 4월 싱글 ‘흔들어 주세요’로 데뷔했고 지난 10월18일에는 새 싱글 ‘묻지 말고 해요’를 냈다. 그 사이 KBS 드라마 ‘가족을 지켜라’ OST ‘못가’도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는 ubc 울산방송이 제작하는 성인가요 프로그램 ‘전국 TOP10 가요쇼’의 MC도 맡고 있다. 젊은 여성 트로트가수의 새로운 기수로 주목받고 있는 그를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소유미에 대한 소개가 좀더 필요해보인다. 우선 그녀의 아버지는 ‘빠이빠이야’로 유명한 중견 트로트 가수 소명, 친오빠 역시 트로트신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유찬이다. 데뷔는 아이돌이었다. 18세였던 2010년 11월 김창환이 처음 제작한 3인조 걸그룹 VNT로 데뷔, 싱글 ‘소리’를 냈지만 팀의 해체로 그닥 빛을 못봤다. 이어 2013년 10월에는 4인조 걸그룹 키스앤크라이의 멤버로 변신, 3장의 싱글을 내며 2014년 10월까지 활동했다.
트로트 가수 데뷔는 2015년 이현도의 제작사 D.O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뤄졌다. 당시 이현도와 함께 프로듀싱 유닛 ‘팀 도큐멘트’(Team Document)로 활동하던 에니악이 ’흔들어 주세요’ 및 ‘명품남자’의 작사작곡에 참여한 배경이다. 물론 이현도도 2곡의 공동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소유미는 이 해 MBC 가요베스트 대제전 신인가수상 및 2016년 제22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성인가요 신인상을 받았다.

= 반갑다. 신곡이 귀에 착착 붙는다.
“남성분들이 노래제목 ‘묻지 말고 해요’만 듣고는 야하다고 한다. ‘흔들어주세요’ 때도 그런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이 곡은 여자 앞에서 망설이지 말고 남자답게 당당하게 오라는 내용이다. 이런 게 여자들의 마음인 것 같다. 제 평소 성격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인데 이 노래를 통해 그것을 많이 깬 것 같다. 멜로디도 입에 절로 감겼다. 언제나 무대에서 당당하고 싶다.”
#. ‘묻지 말고 해요’ 가사 = 제발 좀 해요 해요 묻지 말고 해요 그냥 그냥 알아서 좀 해요 손잡아도 돼요 안아봐도 돼요 그런 건 묻지 마세요 / 내게로 와요 와요 어서 내게 와요 남자답게 와줘요 여자의 맘 모르시나요 묻지 말고 해요 / 사실 나 그대 첨봤을 때부터 이미 내 맘은 당신 거였죠 그대라면은 나는 다 좋아 근데 왜 망설이나요 / 아니야 왜 너만 몰라 나의 맘 이미 난 네꺼야 이젠 망설이지 마 제발 좀 해요 해요 묻지 말고 해요 그냥 그냥 알아서 좀 해요 손잡아도 돼요 안아봐도 돼요 그런 건 묻지 마세요 / 내게로 와요 와요 어서 내게 와요 남자답게 와줘요 여자의 맘 모르시나요 묻지 말고 해요
= 이 곡의 작곡은 다비치의 ‘이 사랑’, 정은지의 ‘그대란 정원’ 등을 쓴 로즈(Roz)가 했다.
“이정민 대표님(서미트스타엔터테인먼트)이 로즈와 친분이 있으셨다. 기존 트로트 작곡가보다는 발라드나 댄스곡 작곡가한테 곡을 받으면 색다른 곡이 나올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아빠와 오빠도 아무래도 딸이고 동생이다 보니 노래 제목만 보고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막상 노래를 들어보시더니 무척 흐믓해 하셨다. 같이 촬영할 기회가 있었는데 입이 귀에 걸리셨더라(웃음).”
= 지난달 19일 tvN ‘수상한 가수’에 출연, 오나미를 앞세워 장윤정의 ‘초혼’을 불렀다.
“감독님의 적극적인 출연 권유가 있었다. ‘초혼’은 사실 제작진이 정해준 곡이지만 제 감성에도 잘 어울렸다. 한풀이송으로 나온지 만 하루도 안된 ‘묻지 말고 해요’를 불러 뭔가 잘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오나미 선배님을 실제로 보니까 화면보다 훨씬 예쁘시더라. 너무 착하시고. 내가 잘 못해 미안할 뿐이다.”
= ‘수상한 가수’에서 결국 피기돌스 출신의 김민선에게 졌다.
“VNT 때 피기돌스와 활동시기가 겹쳤었다. 당시 피기돌스 세 분을 진짜 좋아했다. ‘하쿠나 마타타’ 이런 노래를 정말 잘 하셨다.”
= 걸그룹 때 얘기를 안물어볼 수가 없다.
“당시 너무 어리기도 했지만 VNT 앨범이 잘 안돼 방황을 많이 했다. 제가 멘탈이 많이 약해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때 디아라는 친구가 ‘왜 그만두려 하냐? 같이 그룹 안해볼래?’라고 권유를 해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 게 키스앤크라이다. 멤버들도 그렇고, 음악색깔도 그렇고 저와 잘 맞았지만 회사 사정상 팀은 깨지고 말았다.”
= 이현도 회사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그리고 걸그룹을 하다가 트로트로 전향한 계기도 궁금하다.
“키스앤크라이 이후 이정민 대표님과 일을 하게 됐는데 ‘홍진영처럼 트로트 안해볼래?’ 하시더라. 그때까지만 해도 트로르를 이렇게 빨리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빠가 트로트를 하시다 보니까 제 생각은 아이돌을 끝마치고 나이 서른 넘어 트로트를 할 계획이었다. 내가 잘 된 후에 아빠를 도와드려야지, 이렇게 생각하던 터였다. 결국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니까 가장 놀란 분이 바로 아빠였다. 이현도 대표님과 이정민 대표님 두 회사가 동업 형태로 합치는 바람에 그곳에서 일하게 됐다. 이현도 대표님은 저를 삼촌처럼 잘 챙겨주셨다. 또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를 많이 들었는데 ‘흔들어 주세요’는 아주 새롭고 저만을 위한 장르인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현도 대표님은 이를 ‘일렉 트로트’라고 부르셨다.”
= 데뷔싱글에는 ‘흔들어주세요’ ‘명품남자’ 말고도 아버지의 히트곡 ‘빠이빠이야’도 수록됐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나온 곡이다. 이 곡이 대박 나면서 집의 반찬이 늘었다(웃음). 그만큼 저에게는 남다른 노래인데 제가 부른 버전이 더 좋다는 분이 많다(웃음).”
= ‘전국 TOP10 가요쇼’ MC 일이 힘들지는 않나.
“지방의 어머니, 아버지들을 많이 뵙고 인사드리며 열심히 하고 있다. ‘수상한 가수’에서도 말했듯이 국민 며느리 같은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다.”
= 10월22일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에는 트로트 가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부산분들의 호응이 엄청 났다. 에너지도 넘쳐나시고. 무대에 서기 전 걱정 많이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팬 됐다. 음원하겠다” 이런 메시지가 많이 온다.”
= ‘묻지 말고 해요’로 여러 음악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너무 오랜만에 생방송으로 신곡무대를 가지니 설레고 떨린다. 사실 트로트는 나이 많은 가수들이 하는 장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트로트를 젊은 친구들이 더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예전에 비해서는 트로트가 젊어졌지만 아직 남은 벽을 저를 통해 허물고 싶다.”
= 최근 인스타그램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스타일리스트 동생이 찍어준 것이다. ‘전국 TOP10 가요쇼’ 금산특집을 위해 금산을 갔다가 찍은 것이다.”(동석했던 스타일리스트 최소연씨는 ‘언니가 늘 잘 챙겨주신다. 서로 잘 맞는 것 같다. 차에서 노래 연습도 엄청 많이 하신다. 그런데 노래할 때 인상을 찡그리는 버릇이 있다’고 말했다.)  
= 연말 계획을 들어보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늘 성원하겠다.
“작년에 신인상을 받았다. 올해는 힘들 것 같긴 하지만 내년에는 꼭 인기상을 받고 싶다. 그리고 1년 동안 배우고 있는 주짓수를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 저랑 맞는 운동인 것 같다. 아, 7개월 된 시바견 딸내미도 건강했으면 좋겠다.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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