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롬비아의 결전의 날이 밝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62위)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3위)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14일 오후 8시엔 장소를 울산문수경기장으로 옮겨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38위)와 격돌한다.
축구대표팀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 4경기(2무 2패)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 모로코와 해외 원정 평가전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완패를 당하며 비난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 손흥민 활용법
한국의 승리는 손흥민 활용법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한국은 최근 A매치 4경기서 3골에 그쳤다. 이란, 우즈벡전서 침묵했고, 러시아전서 2골, 모로코전서 1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소속팀서 펄펄 날다가도 태극마크를 달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 포지션인 좌측면 날개로 뛰었지만 토트넘에서의 강렬한 임팩트는 없었다. 손흥민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팀으로서 부족한 점도 많았다.
신태용 감독도 변화의 칼을 빼들었다. 손흥민의, 손흥민에 의한, 손흥민을 위한 맞춤 전술을 준비 중이다.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중앙 공격수로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서 주로 투톱 공격수로 활약했다. 해리 케인, 페르난도 요렌테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리버풀전 결승골,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2도움 활약이 이를 방증한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 활용법을 두고 "축구는 하루 아침에 뭘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다. 시간을 갖고 조직력을 최대한 극대화시켰을 때 나온다"면서도 "토트넘 경기를 보고 많이 생각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흥민의 파트너도 관심사다. 신 감독은 이번 2연전 공격수로 이정협(부산)과 이근호(강원) 등 단 2명만 뽑았다. 이정협과 이근호는 같은 듯 다른 유형의 공격수다. 둘 모두 왕성한 활동량이 강점이지만 이근호는 돌파, 이정협은 연계 플레이에 능하다. 신 감독의 선택에 손흥민 활용법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 변형 스리백
신태용호를 논할 때 변형 스리백을 빼놓을 수 없다. 신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 때부터 변형 스리백을 가동해왔다.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도 스리백 실험을 이어갔지만 현재까지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스리백의 중심을 잡아야 할 김민재(전북)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무게감이 떨어졌다. 주장이었던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실언 후폭풍'을 맞은 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 감독은 2016 리우올림픽 당시 중용했던 장현수(FC도쿄)에게 수비진의 '컨트롤 타워' 중책을 맡기고 있지만 그 역시 대표팀의 수비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FIFA 랭킹 13위인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 카를로스 바카(비야레알)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그간 신태용호가 싸워왔던 상대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호다. 대표팀의 변형 스리백이 진정한 시험무대에 오르는 셈이다. 신 감독은 "강팀 콜롬비아라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치겠지만 강하게 부딪치겠다"고 맞불을 다짐했다.

▲ 절실한 한국과 여유로운 콜롬비아
한국의 분위기는 비장하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 섰다. 신 감독도 "선수들의 눈동자부터 다르다"며 대표팀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소집되기 전에는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아서 심리적으로 위축 돼 있었다. 소집 뒤에는 선수들의 행동이나 훈련 모습을 보면서 팀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해졌다. 선수들을 믿는 구석이 많이 생겨 마음적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도 "콜롬비아는 개인 기술이 좋다. 일대일 상황서 강력한 협력 수비가 중요하다. 신체적으로 좋은 스피드와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싸워줘야 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전의를 다졌다.
지난 6일 밤부터 입국해 7일 모두 모인 콜롬비아는 한결 여유로운 입장이다.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빨리 적응했다.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를 하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페케르만 감독은 "한국은 월드컵에서 활약하는 국가라 분석에 어려움은 없었다"며 황희찬(잘츠부르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했지만 그가 이번 명단에 없는 것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