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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 발표 아냐? 너무 많이 쌓인 FA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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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가고시마(일본), 김태우 기자] 해마다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 대한 축소 발표 논란 때문이다. 이제는 구단들조차도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다. 공식 발표 금액은 연감에나 기록될 법한 참고사항으로 전락한 분위기다.

kt는 13일 FA 3루수인 황재균과의 4년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금과 연봉 총액이 각각 44억 원으로 총액 88억 원의 대형 계약이다. 특별한 옵션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건강하게만 뛴다면 성적에 관계없이 4년간 88억 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MLB 무대에 도전했으나 1년 만에 유턴한 황재균은 예상대로 거액의 계약과 함께 kt 유니폼을 입었다.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 법칙으로 가격이 결정된다. “FA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비판 여론이 많지만, 실제로 이를 지불하는 구단들이 나오고 있다. 계약 자체를 비난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4년 88억 원의 계약인지 여부다. kt는 “절대 축소 발표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구단은 거의 없다. kt나 황재균으로서는 억울할 법도 하지만 그만큼 시장에 불신이 많이 쌓여 있다. 

이미 야구계에서는 황재균이 약 97억 원 가량에 도장을 찍었다는 루머가 신빙성 있게 흘러나오고 있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88억 계약보다는 이쪽이 좀 더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는 태도다. 이는 시장에 파다하게 돌았던 ‘100억 계약설’의 근거로 이어진다.

일단 kt의 말을 신뢰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사실 축소 발표는 최근 관행처럼 이뤄졌다. 때문에 선수들의 연봉이 갑자기 뛰어 오른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실제 2014년 한 구단은 대형 FA 투수인 A와 계약을 하면서 금액을 축소 발표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로부터 1년 뒤 FA 시장에 나온 선수이자, A에 비해 성적이 떨어질 것이 없었던 B는 A의 공식 계약 금액이 아닌, 실제 계약 금액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자연히 금액은 20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거품 논란이 들끓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같은 금액에 계약했다는 점에서 B가 억울하다는 동정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또한 세금을 구단에서 대납해주는 행위도 비일비재했다. 이 경우 계약 금액은 공식 발표와 같지만, 실질적으로 선수들이 쥐는 돈은 더 많아진다. FA 시장에서의 암묵적인 협상 전략이기도 했다.

이에 각 구단들은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KBO 이사회에서는 “축소 발표를 하지 말자. 세금 대납은 절대 안 된다”는 결의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물론 황재균의 계약 금액이 진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성히 나오는 뒷말은 KBO 리그 구성원들의 신뢰 관계가 이미 깨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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