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양극화, 최소 80억 보장 vs 옵션 포함 계약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08 06: 00

FA 시장이 열린 지 딱 한 달째다. 지난달 8일 시작된 FA 시장은 이제 한 달이 지났다. FA 신청을 한 선수는 총 18명, 지금까지 계약이 성사된 선수는 7명이다. SK와 정의윤이 7일 7번째 FA 계약을 알렸다. 
A급 선수들은 하늘 높을 줄 모르듯 몸값이 치솟고, 나머지 선수들은 자칫 미아가 될지도 모르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A급으로 꼽히는 FA는 연 평균 20억 원, 최소 4년 80억 원을 보장받는가 하면 준척급 FA는 협상 자체가 난항이다. 특히 정의윤의 계약 내용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 A급 FA- 연 평균 20억 원은 기본

kt는 황재균과 4년 88억 원, 삼성은 강민호를 4년 80억 원에 영입했다. 이후 롯데는 손아섭에게 4년 98억 원 거액을 안겼고, 강민호를 놓친 것을 만회하기 위해 민병헌을 4년 80억 원에 영입했다. 모두 부상으로 한 시즌을 쉰다해도 보장을 받는 금액이다. 
지금까지 빅4로 꼽히는 이들은 모두 최소 80억 원을 넘겼다. 어떤 조건도 붙지 않은 순수 보장액. 연 평균 20억 원이다. 지금 KBO리그에선 초특급 외국인 선수들도 200만 달러를 넘기 어렵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200만 달러를 넘긴 선수는 지난해 니퍼트(전 두산)가 최초였다. 올 겨울 200만 달러에 재계약한 20승 투수 헥터(KIA)가 두 번째 사례다. 그러나 국내 FA 선수들 중 A급으로 꼽히는 이들은 연 평균 20억 원이 기본이 됐다.
올해까지 80억 원 이상의 거액 계약을 한 FA 선수는 15명이나 된다. 모두 2015시즌 이후 계약한 FA 선수들이다. 성적에 조바심이 난 구단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선수측에 끌려가 FA 거품에 일조했다. 매년 최대어로 꼽히는 FA는 구단을 향해 '아무리 못해도 80억 원은 줘야죠'라고 큰소리 칠 것이다. 
# 준척급 이하는 옵션- 합리적이지만 상대적 박탈감  
올 겨울 80억 원 이상으로 계약한 빅4 이외에는 롯데 문규현(2+1년 총액 10억 원), 삼성 권오준(2년 총액 6억 원)이 일찌감치 구단안에 도장을 찍었다. 참으로 소박한 금액이다. 그리곤 7일 SK 정의윤이 4년 총액 29억 원에 계약에 합의했다.
정의윤의 계약 내용을 보면 참으로 특이하다. 계약금이 5억 원, 연봉은 매년 3억 원, 옵션이 총 12억 원인 계약이다. 4년 동안 연봉과 옵션이 12억 원으로 같은 액수다. 옵션이 총액의 40%나 된다. 이례적이다. 
2015년 7월 LG에서 SK로 트레이된 정의윤은 타자친화적인 SK 홈구장에서 장타력을 뽐냈다. 2016시즌에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1리 27홈런 100타점으로 4번타자로 맹활약했다. 올해는 초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112경기 타율 3할2푼1리 15홈런 45타점에 그쳤다.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 그러나 SK에는 외야수들이 넘치고, 장타력이 갖춘 한동민, 김동엽, 최승준 등 젊은 선수들이 많다. SK가 정의윤에게 거액을 안기지 않고, 옵션으로 안전 장치를 내건 합리적인 제안을 한 것이다. 정의윤이 2016시즌처럼 장타력을 발휘한다면 옵션을 가져가겠지만, 부상 또는 부진하다면 연봉(3억 원)만 부담할 수 있다. 4년 동안 옵션을 한 번도 채우지 못한다면 SK는 17억 원만 지급할 수도 있다. 
# 옵션 비공개- A급 FA의 가이드라인
거액을 받는 A급 선수들은 옵션 없이 순수 보장액으로만 계약 내용이 발표된다. 대부분 성적에 따른 플러스 옵션이 있지만, 이는 공개하지 않는다. 계약 금액이 더 커지면 선수나 구단이 FA 거품으로 비난받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80억 원 이상의 FA 계약 중 옵션 내용을 밝힌 것은 박석민(NC)이 예외적으로 꼽힌다. 2105년 11월 NC는 박석민과 계약하면서 4년 최대 96억 원(보장액 86억 원, 옵션 10억 원)으로 발표했다. 당시 NC 관계자는 "투명한 FA 계약 내용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옵션을 포함해 최대 96억 원으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박석민의 보장 금액은 SK 최정과 똑같은 액수다. 보장 금액으로는 올해 계약한 황재균(88억 원)이 3루수 중 최고액이다. 순진한 NC의 발표로 박석민만 부진하면 '96억 먹튀'라고 비난받는다. 장원준도 2014년 11월 두산과 FA 계약을 하면서 4년 총액 84억 원(옵션 4억 원 포함)으로 발표했다. 
반면 웬만한 FA 선수들은 옵션 금액이 포함된 액수로 계약이 공개된다. 지난해 김재호는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했는데, 옵션 4억 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현승도 4년 27억 원에 FA 계약을 했는데, 옵션 3억 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2016시즌의 오재원(4년 총액 38억 원, 옵션 4억 원 포함), 이택근(4년 총액 35억 원, 옵션 5억 원 포함), 정상호(4년 총액 32억 원, 옵션 2억 원 포함)됐다. 모두 30~50억 원 준척급 FA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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