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리얼', 올해 최악의 영화or논쟁적 영화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12.13 17: 30

올해 영화계에서 '최악의 영화'로 주저없이 손꼽히는 작품은 바로 '리얼'(이사랑 감독)이다. 출연 배우나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이를 진지하게 감상했던 관객들의 마음 역시 아팠던 것이 사실. 그래도 '리얼'을 단순히 최악의 영화가 아닌 논쟁적인 영화로 보는 시선도 있음은 어느 정도 이 영화에 참여한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일일 것이다. 
'리얼'은 지난 6월 28일 개봉해 47만 107명(영진위)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사업가와 조폭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물로 영화계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수현과 대중의 호기심 대상 설리, 그리고 연기력 하나는 의심할 바 없는 성동일과 이성민 등이 출연해 관심을 모았던 바다. 특히 다소 청춘스타 이미지가 강한 김수현이 파격 장면도 마다하지 않은 리얼 상남자 변신이라고 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는 베일을 벗은 순간부터 혹평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일단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렇기에 드라마 속 '반전'이 효과적이지 않았다. 김수현이 1인 3역이라는 까다로운 캐릭터들을 열심히 소화한 것은 분명하나 관객들에게 각각의 인물들을 유기적 연결하고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여기에 과하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는, 스타일리시를 위해 힘쓴 장면과 소품들, 그리고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그려진 비장의 액션신 등이 지적받았다. '리얼'은 단순히 혹평을 넘어 실패의 상징처럼 쓰이기도 했는데 이른바 '리얼급 OO'란 놀림 섞인 표현이 그것이었다.
이 외에도 '리얼'이 최악의 영화로 꼽히는 외적인 이유로는 결과물을 더욱 초라하게 만드는, 약 115억원이란 큰 액수의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점, 그간 필모그래피에서 한 번도 실패를 경험해보지 못한 김수현의 재능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 감독 교체의 부정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 등이다. 
그럼에도 단순한 졸작이 아닌 논쟁적인 작품이라 평가할 만 하다는 의견도 더러 있긴 했다. '곱씹을 만한 작품', '한 번이 아닌 다수의 감상으로 나아지는 영화' 등의 반응을 보이는 쪽에서는 스토리의 이해가 영화적 재미와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을 말하기도 했다. 
주연배우들에 대한 평가는 영화 자체에 대한 그것보다 호의적이었는데, 어찌됐건 김수현의 변신에 대한 배우적 욕심과 실험 정신은 볼 수 있었고, 설리는 연기력을 떠나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실제로 이 작품 이후 영화계 러브콜이 늘어닸다는 전언. 신인 한지은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고 그 역시 이후 새로운 소속사를 찾는 등 관심 가는 배우가 됐다.
더불어 외적으로는 영화의 후반 상영 시기에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채 하루사이 3배 이상의 많은 관객을 모으는 등 기현상을 보여 끝까지 미스터리한 작품으로 남았다. 
이제 '리얼'은 일본으로 간다. 내년 4월 14일 일본에서 개봉하는 '리얼'에 대해 현지 외신은 "김수현이 지금까지와의 풋풋한 청년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야망 있는 캐릭터를 남성적 매력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해외에서의 평은 다를까. 지켜볼 일이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