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메리 X-마스' 10개 구단에 성탄 선물을 준다면?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24 13: 00

"산타 할아버지, 제 소원은요…"
성탄절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기적이 생길 듯이 들뜬 분위기. 거리마다 캐롤송이 울려퍼지며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진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쓸쓸한 발걸음으로 스포츠 현장을 찾아 취재하고 기사를 적을 것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겨울잠에 들어간 야구팬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비록 산타클로스가 존재할 지는 모르지만, 누군가 10개 구단에게 선물을 준다면 어떨까. 10개 구단에게 가장 필요한, 동화 같은 성탄 선물은 무엇일지 살펴봤다.

# KIA : '산타 양현종'의 계약
산타클로스는 우는 사람에게 선물을 안 준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김기태 감독은 울지 않았다. 다만, 샴페인이 눈에 들어갔을 뿐이다. 때문에 '챔피언' KIA 역시 선물받을 자격이 있다. KIA의 산타클로스는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도 단년 계약만 맺었다. 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구단과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 중이다"라며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만일 양현종의 계약 소식이 전해진다면 KIA 팬들은 어느 때보다 따뜻한 연휴를 보낼 것이다.
# 두산 : 또 한 번의 화수분
두산의 상징은 '화수분 야구'다. '신고선수' 출신 이종욱과 김현수를 비롯해 손시헌, 민병헌, 정수빈, 김재호, 허경민, 최주환, 박건우 등 두산이 육성한 선수들은 리그 간판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올 겨울, 꽤나 큰 공백이 느껴진다. FA 민병헌과 이렇다 할 협상도 못하는 사이 롯데가 그를 데려갔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를 '옆집' LG에 내줬다. 거기에 팀의 간판 투수 더스틴 니퍼트도 떠났다. 투타에서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두산은 그동안 어떻게든 답을 찾았다. 늘 그랬듯이 2018시즌도 화수분이 피어날 수 있을까.
# 롯데 & NC : 안방마님
'부마 더비'는 이번 겨울 같은 '텅 빈 안방'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롯데는 팀 상징과 같았던 FA 강민호를 놓쳤다. 2004년 데뷔 이후 줄곧 롯데의 안방을 지켰던 강민호이기에 충격은 몇 배다. 매년 20홈런을 보장할 타자인 동시에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돕던 강민호가 빠졌다. '옆집' NC 역시 마찬가지. 창단 이래 터줏대감처럼 주전 포수 자리를 지켰던 김태군이 군 입대한다. 포수를 키우는 데는 1~2년의 시간도 부족하다. 산타클로스가 부산-경남 지역에 나타난다면 '좋은 포수 한 명 주세요'라는 소리를 지겹도록 들을 것이다.
# SK : 또 한 명의 '여왕벌'
SK는 2007년 우승으로 왕조에 도약한 이래 '강한 불펜' 이미지를 놓지 않았다. '여왕벌' 정대현부터 정우람, 박희수 등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셋업맨이 뒤를 지켰다. 중간 계투 역시 짱짱했다. 하지만 올해 SK의 불펜은 아쉬움이 짙었다. '클로저'로 낙점했던 서진용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집단 마무리를 채택하며 불펜진 전체의 교통 정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이는 결국 역대급 홈런 타선에도 5위에 머무는 결과로 이어졌다. SK에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더해진다면, 안정된 선발진에 든든한 타선은 시너지를 얻는다.
# LG : 허프+리즈보다 강한 '에이스'
사실 LG 팬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며칠 앞당겨 받았다. 지난 19일, LG는 4년 총액 115억 원에 김현수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LG의 우울했던 겨울을 한 번에 바꾸는 소식이었다. LG는 '베테랑' 정성훈의 방출을 시작으로, 2차 드래프트에서 고참들을 정리했다. 팬들의 비난 여론이 가득했으나 리빌딩의 기조를 묵묵히 지켜냈다. LG가 '에이스급' 외인 투수를 데려온다면 반전이 완성된다. 올 시즌 LG 마운드의 기둥이었던 데이비드 허프와 매년 소문이 나오던 레다메스 리즈 모두 타 팀과 계약했다. 이들을 뛰어넘는 에이스가 필요하다.
# 넥센 : 악플 청산
2018년 넥센이 마주할 악플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첫째는 팀 사정에 대한 내용. 넥센은 지난 시즌 종료부터 '구단 매각'에 대한 구설에 시달렸다. 넥센 측에서는 단호히 선을 그으며 소문을 일축했다. 하지만 대표이사의 소송 문제 등으로 여전히 시끄러운 상황이다. 구단이 하루 빨리 안정돼 이런 악플들을 지우는 게 급선무다. 두 번째 악플은 '국민 거포' 박병호의 컴백과 함께 돌아왔다. 박병호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악플러를 실력으로 지워낸다면 넥센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 한화 : 건강
한화의 키워드는 수년째 부상이었다. 사령탑이 바뀌고,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져도 부상은 끊이지 않았다. 당장 올 시즌만 놓고 봐도 간판 타자인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이 모두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했다. 투수진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거액의 외인 듀오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모두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채 짐을 쌌다. '건강한 한화'의 면면은 경쟁력 있다.
# 삼성 : 외인 투수의 30승 합작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왕좌에 올랐을 때도, 2년 연속 9위에 머무른 최근에도 삼성의 고민은 외국인 투수였다. 원년팀 삼성은 단 한 번도 외국인 투수 합산 30승을 달성한 사례가 없다. 삼성의 단일 시즌 최다승 외인 투수는 1998년 스캇 베이커(15승). 외인 투수가 가장 많은 승을 합작한 것도 2012년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25경기 11승)의 25승이 전부다. 외인 투수가 30승을 합작한다면 삼성으로서는 더 바랄 게 없다. 이미 계약한 팀 아델만, 그리고 그의 파트너의 어깨가 무겁다.
# kt : 탈꼴찌
창단 3년 내내 최하위. kt가 바라는 건 처음도, 끝도 탈꼴찌다. 물론 김진욱 감독은 "그 이상도 노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유독 지갑을 열지 않았던 팀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황재균에게 창단 후 최고액인 88억 원을 안겨줬다. 거기에 기둥이었던 외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와 타자 멜 로하스와 재계약도 마쳤다. '피어밴드급 투수'를 찾고 있는 상황. kt가 탈꼴찌에 성공한다면 리그 중하위권 판도는 또 달라질 전망이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