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택 끌고-현수 밀고' LG, 젊은 타자들이 응답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28 13: 01

 베테랑의 각오가 후배들에게 전해질까.
LG 트윈스의 최고참 박용택(38)이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다잡고 내년 시즌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젊은 후배들을 향한 외침이었다. LG 젊은 선수들이 박용택의 외침에 응답해야 LG의 2018시즌, 미래가 밝아진다.
스토브리그에서 LG는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다. 베테랑 정성훈의 방출, 2차 드래프트에서 손주인 등의 이적으로 팬들의 비난이 거셌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에서도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는 몸값 이견으로 결별했다. 리즈 복귀설이 한 차례 지나간 후 헨리 소사와 재계약으로 한 자리만 채운 상태다.

그나마 메이저리그에서 2년을 뛰고 KBO리그 유턴을 결심한 FA 김현수(29)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현수는 박용택과 함께 LG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수는 LG 계약 후 박용택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현수는 박용택에게 "LG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박용택은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해야 한다. 잘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의미심장한 말로 반겼다.
LG 타선은 박용택과 김현수가 중심이 되어 이끌 것이다. 외국인 타자가 들어온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내년 LG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박용택은 올 해를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KIA의 우승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 내년 LG 동생들 10명을 후보로 데리고 올 수 있게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최상의 시즌을 보낸 박용택은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을 수상했다. 수상의 기쁨은 크지만, 팀을 생각하면 착잡하다. 특히 LG 공격력은 박용택을 제외하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는 양석환 한 명 뿐이었다.
2~3년째 젊은 타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주는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채은성은 2016시즌 3할 타율(.313)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타율 2할6푼7리로 뒷걸음질치며 외야 경쟁에서 한 발 밀렸다. 이천웅도 잔부상으로 지난해 보다 타율, 홈런, 타점이 모두 떨어졌다. 2016시즌 좋은 활약을 한 오지환과 김용의도 올해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포수 유강남과 타자로 전향해 첫 풀타임을 뛴 이형종, 외야에서 백업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안익훈이 그나마 성장세를 보였다.
내년에도 젊은 타자들이 올해와 비슷하다면 LG 야구는 희망이 별로 없다. 박용택과 김현수 그리고 외국인타자가 공격을 이끈다면 올해보다는 조금 낫겠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답답한 야구가 되풀이될 것이다.
박용택은 "10개 구단 분위기가 젊고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분위기다. 내년에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된다. 불혹은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하는데.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LG를 잘 이끌어서 팬 여러분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박용택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끊임없는 노력, 성실성으로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부터 6년 연속 150안타라는 KBO리그 최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9년 연속 3할 타율이다. 간신히 3할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4년을 보면 .343-.326-.346-.344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LG를 둘러싼 악재에도 불구하고 박용택은 자신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김현수도 KBO리그에서 알아주는 '타격 기계'다. 타격왕 1회, 최다안타왕 2회를 차지했고, 3할 타율은 기본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인 2015시즌에는 1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167안타) 28홈런, 121타점, 장타율 .541을 기록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28홈런을 때리며 장타력까지 늘어났다.
젊은 타자들이 응답해야 한다. 채은성, 이천웅, 이형종, 안익훈, 문선재 등 외야진과 양석환, 김재율, 오지환, 강승호, 박지규, 윤대영 등 내야진에서 젊은 타자들이 박용택의 외침에 응답해야 한다. 박용택이 앞에서 끌고, 김현수가 뒤에서 민다고 해도 LG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이들 중에서 확고한 주전을 차지할 선수들이 툭툭 튀어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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