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세대의 걸그룹들이 사라졌다.
올해는 유독 많은 걸그룹의 해체 혹은 팀 축소 소식이 전해졌다. S.E.S와 핑클을 잇는 2세대, 3세대 걸그룹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던 걸그룹들의 아쉬운 엔딩이다. 보통 재계약 시점인 7년 이후가 많은 아이돌 그룹의 고비가 되는데, 걸그룹들이 유독 많이 아쉬운 이별을 한 상태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이 된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2세대 걸그룹의 대표주자로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전성기를 이끌었다. 국민적인 열풍을 일으킨 히트곡들을 탄생시켰고, 원더걸스는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소녀시대는 일본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이끌었다. 지금 활발하게 활동 중인 수많은 걸그룹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두 팀이다.

국민 걸그룹 세대를 이끈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아쉽지만 올해 많은 변화를 맞았다. 원더걸스는 지난 2월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하며 각자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소녀시대는 제시카의 탈퇴 이후 8인조로 탄탄한 행보를 이어왔는데, 최근 수영과 티파니, 서현이 SM에서 독립하면서 오직 5명만 남게 됐다. 소녀시대의 경우 공식적인 해체는 아니지만, 9인조로 데뷔해 5명만 남은 상황은 팬들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다음 세대를 이끌었던 걸그룹 미쓰에이, 씨스타도 결국 올해 해체했다. 또 국내에서 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고, 중화권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티아라도 4인조로 축소되면서 팀에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씨스타는 지난 5월 31일 마지막 앨범 'Lonely'를 발표하고 정식으로 팀 해체를 발표했다. 씨스타의 경우 국내 음원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불릴 정도로 차트 장악력이 좋았고,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한 팀이었다. 여름 걸그룹 대전에서 늘 승기를 잡을 정도였고, 한 번도 내리막길이 없던 상황에 선언한 해체라 가요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미쓰에이도 지난 27일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원더걸스의 동생이자, 트와이스의 언니 그룹으로 '걸그룹 장인'이라 불리는 박진영의 성공시킨 두 번째 걸그룹이었다. 데뷔곡인 'Bad Girl Good Girl'로 대박을 터트리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왔고, 트와이스 이전에 원더걸스와 함께 JYP를 대표하는 걸그룹이었다.
하지만 두 차례 오랜 공백을 맞은 이후 팀 활동보다는 개인 활동에 집중했고, 결국 자연스럽게 계약이 만료되면서 미쓰에이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 지난 2015년 3월 발표했던 '다른 남자 말고 너'가 미쓰에이의 마지막 활동곡이자 히트곡으로 남게 됐다.
K팝 시장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고, 트렌드를 주도하던 걸그룹들이 가요계 역사의 한 페이지로 흘러가며 마무리 되는 올해의 가요계.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국내와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의 정점을 찍었던 걸그룹들의 화려한 한 시대가 저문 것이라는 아쉬움이 유독 크다. 더불어 완전체로 10년 이상의 장수 걸그룹 탄생이 힘든 국내 가요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들이기도 하다.
데뷔부터 인기의 정점을 찍기까지, 또 그 자리에서 천천히 내려오기까지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씨스타와 미쓰에이와 한 시대의 음악 감성을 공유한 입장에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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