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kt 코치' 최영필 "KIA에 죄송…kt 탈꼴찌 도울 것"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28 14: 26

최영필(43)이 은퇴 후 곧장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은퇴 전까지 뛰었던 KIA 대신 고향 수원에 연고를 둔 kt 유니폼을 입는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최영필 코치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kt는 27일 오후 2018시즌 코치진 구성 완료 사실을 전했다. 상당 부분 변화가 눈에 띄는 가운데, 잔류군 투수코치로 최영필을 낙점했다. 최영필 코치다. 최영필 코치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KBO리그 최고령 타이틀을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6월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KIA에서 전력분석원 및 코치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으나 kt의 부름에 응답했다. 수원 유신고 출신의 최영필 코치로서는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다.
28일 OSEN과 연락이 닿은 최영필 코치는 덤덤한 목소리였다. 최 코치는 "고향 팀에 오게돼서 감회가 남다르다. 하지만 KIA를 생각하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최영필 코치는 2013시즌 SK에서 보류선수 명단 제외됐다. 코치 연수 제안을 받았으나 현역 욕심을 버리지 못했고, 모교인 경희대에서 인스트럭터까지 수행하며 끈을 붙잡았다. 그리고 KIA는 2014시즌 개막 직전 최영필 코치를 데려왔다.

최 코치는 KIA에서 2014시즌부터 올해까지 4시즌 통산 155경기에 등판해 175⅓이닝을 소화하며 13승7패34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다. 당시 KIA 불펜의 지지대 역할을 하며 많은 환호를 받았지만, 최영필 코치 본인에게도 선수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해준 KIA가 고마웠다.
실제로 KIA 쪽에서 코치 계약을 제안했지만 이를 뿌리쳤다. 최영필 코치는 "어려울 때 손잡아준 팀이다. 김기태 감독님과 KIA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다"라면서도 "고향 팀이자 신생팀인 kt에서 해야할 일이 더 많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최영필 코치는 올 6월 은퇴 선언 후 KIA에서 전력분석원 생활을 했다. 퓨처스 북부리그 경기를 지켜보며 2차드래프트를 위한 선수 자료를 만들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두 달 간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최영필 코치는 "그 두 달이 인턴 기간이었다. 이제 정직원이 된 셈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수 시절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췄던 최영필 코치다. 그는 "운동할 때는 고도의 집중력을 원한다. 느슨한 모습이 나오면 훈련 효과가 나오기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육성군이니만큼 선수들과 함께 뛰고, 같이 고민하며 연구해야 한다. 어려운 사람으로만 인식되면 안 된다"라며 "김진욱 감독님을 만나보니 2018 kt의 화두 역시 소통이었다. 그쪽으로도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kt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잠재력 있는 투수들은 많았지만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는 많지 않다. 코치로서 책임감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영필 코치는 "선수들 파악이 급선무다. kt는 더이상 꼴찌를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할 시기다. 그러기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남겼다.
'1이닝도 못 버틴다면 옷 벗는 게 당연하다'. 최영필 코치가 현역 시절 남긴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kt 선수들에게 해당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그는 "그 발언은 40세에 KIA 유니폼을 입은 내 상황이 묻어난 것이었다. 그 나이의 선수를 받아준 건 미래 아닌 현재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kt는 다르다. 20대 초반 선수들은 많이 부딪히고 맞아보고 실점해봐야 한다. 그런 철학으로 코칭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영필 코치의 꿈은 경희대 재학 중인 아들 종현(21) 군과 함께 뛰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 코치의 은퇴로 실현하기 어려워졌다. 최 코치는 "코치로 아들과 함께 뛴다면 좋겠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라며 "아들이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 본인 의지와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잘하리라 믿는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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