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니퍼트 재활용은 성공할까.
kt가 두산에서 7년을 뛴 외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7)를 영입했다. 4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 합의 소식을 밝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하며 현역 연장의 기로에 섰지만 kt의 부름을 받고 KBO리그 8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7시즌을 뛴 제이 데이비스를 넘어 역대 최장수 외인이다.
니퍼트는 지난해에도 30경기에서 179⅔이닝을 소화하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후반기 평균자책점 4.99로 고전했고, 올해 만 37세의 나이에 부담을 느낀 두산이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래도 여전히 두 자릿수 승수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검증된 자원임에 틀림없다.

역대 KBO리그에서 외인 재활용 성공 사례는 꽤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다니엘 리오스. 2002년 KIA에서 데뷔한 뒤 2004년 17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그러나 2005년 전반기 부진 탓에 퇴출 위기에 몰렸고,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넘겨졌다. 두산에서 반등에 성공한 리오스는 2007년까지 계속 뛰었다. 특히 2007년 33경기에서 234⅔이닝을 소화하며 22승5패 평균자책점 2.07로 활약했다. 외인 투수 최초로 MVP-골든글러브.
리오스에 앞서 좌완 개리 레스도 KIA에서 두산으로 옮기고 난 뒤 대박을 쳤다. 2001년 KIA에서 7승9패 평균자책점 4.34 평범한 성적을 냈지만, 2002년 두산으로 이적하자마자 31경기에서 202⅓이닝을 던지며 16승8패 평균자책점 3.87로 다승왕에 올랐다. 브랜든 나이트도 2009~2010년 삼성에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지만 2011년 넥센으로 이적한 뒤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2년 16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1위(2.20)에 올랐다.
크리스 옥스프링과 헨리 소사는 2개팀에서 모두 재활 성공 케이스. 2008~2009년 LG에 몸담았던 옥스프링은 2013년 롯데와 2015년 kt에서 모두 180이닝-10승 이상을 달성했다. 2012년 KIA에서 첫 선을 보인 소사는 2014년 넥센에 이어 2015년부터 LG에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가장 최근에는 라이언 피어밴드가 있다. 2015년 넥센에서 데뷔한 피어밴드는 2016년 7월 웨이버 공시됐다. kt가 피어밴드를 데려갔고, 후반기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며 재계약했다. 지난해에는 너클볼을 장착하며 특급 외인으로 발돋움했다. 타선 지원을 못 받아 8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3.04로 전체 1위.
이외 SK에서 삼성으로 옮긴 브라이언 고든(2012년·11승),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한 미치 탈보트(2015년·10승)도 재활용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외인 타자 중에서는 한화와 재계약 실패 후 넥센으로 간 외야수 덕 클락이 2009~2010년 2년을 활약했다. 롯데 출신의 카림 가르시아도 2011년 한화 대체 선수로 72경기에서 홈런 18개를 폭발하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2007년 팀 하리칼라(삼성→LG), 2008년 제이미 브라운(삼성→LG), 2009년 마이크 존슨(KIA→SK), 2011년 카도쿠라 켄(SK→삼성), 2012년 아퀼리노 로페즈(KIA→SK), 2015년 쉐인 유먼(롯데→한화) 등 팀을 옮긴 뒤 중도 퇴출된 실패 사례도 수두룩하다. 타자로는 2001년 댄 로마이어(한화→LG), 2002년 톰 퀸란(현대→LG), 2007년 래리 서튼(현대→KIA), 2008년 제이콥 크루즈(한화→삼성)이 시즌 중 퇴출로 실패했다.
과연 니퍼트가 재활용 성공 계보를 이어갈지, 아니면 실패 사례를 추가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니퍼트-리오스-옥스프링-피어밴드(위), 고든-탈보트-소사(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