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김래원은 여전히 달달하고, 신세경 서지혜는 예쁘다. 그래서 이들의 삼각관계는 보는 것만으로도 '눈호강'이 된다. 여기에 장미희의 존재감도 막강하다. 하지만 이제 딱 절반을 지난 '흑기사'는 도돌이표처럼 매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 아쉬움이 일고 있다.
KBS 2TV '흑기사'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200여년에 걸친 사랑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김래원 신세경 서지혜의 삼각관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수호(김래원 분)와 해라(신세경 분)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달달한 로맨스를 이어가는 중. 하지만 수호가 자신의 남자가 되길 바라는 샤론(서지혜 분)은 기를 쓰고 둘 사이를 방해하려 한다.
전생에서 두 사람을 불태워 죽였던 샤론은 이 때문에 평생 늙지도 죽지도 않는 저주를 받았고, 해라에게 악행을 저지르면 몸에 문신이 생겨 고통을 얻는다. 하지만 샤론은 멈추지 않고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했다. 백희(장미희 분)가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특히 지난 4일 방송된 10회에서는 해라에게 가위로 위협을 가하는 것도 모자라 함께 육탄전까지 벌였고, 방송 말미에는 자신이 만든 셔츠를 입은 수호 앞에 땅 주인으로 나타나 긴장감을 높였다.
김래원과 신세경은 달달한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들의 설렘 지수를 상승시키고 있다. 김래원은 '멜로 장인' 명성 그대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신세경과 완벽한 멜로를 완성,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얻고 있다. 신세경도 기존 여자 주인공과는 다른 저돌적이면서도 매력적인 해라를 제 옷 입은 듯 연기해내 호평을 이끌고 있다.
서지혜와 장미희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두 사람 모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만큼 쉽지 않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너무나 훌륭히 소화해내 '흑기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흑기사'는 수목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 지난 방송도 시청률 10.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분명 아쉬움도 있다. 총 20회 중 10회 방송을 마친 '흑기사'는 몇 회 째 같은 이야기를 반복 중이다. 물론 각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촘촘하게 쌓아가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깊게 물입을 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는 삼각관계는 자칫 잘못하면 지루함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전개를 비틀거나 조금 더 진전이 된 이야기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
아직 '흑기사'는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많다. 샤론의 행보도 그렇지만, 수호를 둘러싼 미스터리도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있다. 이제 후반전을 시작해야 하는 '흑기사'가 과연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를 완성해낼 수 있을지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parkjy@osen.co.kr
[사진] '흑기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