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잘하니까 주장인 제가 덕을 보네요." 한국전력의 '캡틴' 전광인(26)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전력은 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108 V-리그 삼성화재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3-2(25-21, 23-25, 25-27, 25-20, 15-11)로 승리했다. 한국전력의 5연승 질주. 김철수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해줬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전력의 상승세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각종 부상에 시름했다. 시즌 전 세터 강민웅을 시작으로 서재덕, 윤봉우, 김인혁 등 주전급 선수가 연이어 전력에서 이탈했다. 고비를 맞이했지만, 한국전력은 백업 선수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다. 강민웅의 빈 자리에서는 신인 이호건이 등장했고, 서재덕의 빈자리에서는 공재학이 성장해 채웠다. 또한 안우재와 이재목은 중앙을 든든히 지켰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는 전광인도 연승에 미소를 지었다. 전광인은 "처음에는 버티자는 생각을 하고 경기를 했는데, 지금은 다들 후보 선수가 아닌 주전 선수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만큼 실력을 가지고 있고,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라며 "이제는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최근 연승 비결에 대해는 "리시브가 안정화가 된 것 같다. 공격적인 면에서 펠리페가 많은 점유율을 가지고 가는데, 높은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수비에 강점이 있는데, 수비를 했을 때 골고루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또 적절하게 서브가 잘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수 감독은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연습과 시합 모두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연승 비결을 꼽았다. 무엇보다 주장 전광인의 역할이 컸다. 코트에서 전광인은 경기 중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며 소통하고 있다.
지난 4일 삼성화재전에서 11살 터울 고참 권영민에게 한 '엉덩이 매질(?)'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3세트 24-23 상황에 원포인트 서버로 나온 권영민이 서브 범실을 하자 전광인은 권영민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익살스러운 풍경에 팬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 했다. 전광인은 "질책성이기도 하다"고 웃어보이며 "그렇게 하면서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다. 또 영민이 형이 장난을 잘 받아준다"고 설명했다.
주장의 역할과 고충을 묻자 "주장으로서 팀원들에게 화낼 때는 화도 내고, 같이 뛸 때는 같이 뛰고, 잘할 때는 잘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라며 "가끔은 주장을 왜 했나 싶기도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사실 하는 것이 많이 없어서 선수들이 다들 잘해주니 덕을 보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김철수 감독에 대한 믿음도 함께 보였다. 전광인은 "감독님과 가끔 어떤 것이 필요하고, 잘되고 있는 지 이야기를 하곤 한다"라며 "코치님으로 계실 때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 선수 쪽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지금은 다 방면으로 보고 계셔서 힘드실 것 같다. 정말 리더십이 있는 감독님"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부상으로 빠져있는 '절친' 서재덕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전광인은 "우리는 잘되고 여유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서)재덕이 형 입장에는 다급해하는 것 같다. 안쓰럽기도 하지만, 완벽하게 회복된 뒤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