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향하는 여정이 시작됐다.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경쟁'과 '헌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럽파 관찰을 마친 신태용 감독이 지난 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9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끝난 뒤 곧바로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쉴 틈 없이 뛰어온 신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유럽 답사 성과를 알리며 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을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를 향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두 가지 키워드인 '경쟁'과 '헌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먼저 신 감독은 "유럽서 뛰는 선수들을 확인했다. 유럽파와 E-1 챔피언십에 나선 선수들을 합친 큰 그림을 구상했다”고 대표 팀의 전면 경쟁을 선언했다.
관심을 모은 것은 대표팀의 공격진 구성이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최근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근호(강원 FC) 정도를 제외하고는 한두 명의 선수만이 월드컵 승선이 가능하다.
지난 E-1 챔피언십에서는 김신욱(전북)과 진성욱(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2차전인 북한과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진 진성욱은 적극적인 활동량과 압박 플레이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신욱도 대표팀 데뷔 이후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3차전 일본과 경기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며, 동아시안컵 득점왕(3골)에도 올랐다. 공중볼 싸움에서 강하면서도 발로도 득점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 대표팀 측면 주전으로 성장한 이재성(전북)과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국내파 멤버들에 더해 기존 유럽파 멤버들도 경쟁에 가세한다. 황희찬(잘츠부르크)도 부상을 이겨내고 리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클럽 부진으로 잠시 경쟁에서 밀렸던 석현준(트루아)도 대표팀 경쟁에 나선다.
신 감독은 직접 석현준 경기를 관람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그는 "석현준은 팀에 만족하고 있고, 적응도 완벽하게 돼 있어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하더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태용 감독은 경쟁을 통해 월드컵으로 갈 선수를 가려내겠다고도 밝혔다. 전방 공격수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도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최근 클럽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에게 "실전 감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 경기를 뛰는 게 가장 좋다.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안다"고 조언을 건넸다.
한편 신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한 또 다른 키워드는 헌신이었다. 그는 대표팀 선수에게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월드컵서 상대보다 약하다. 그러므로 항상 한 발 더 뛰면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개개인의 태도가 팀 전체의 정신력을 끌어올릴 것이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운용에 대한 원칙으로 '경쟁'과 '헌신'을 내세웠다. 신태용호가 두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러시아 월드컵서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