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지독한 성장통, SK텔레콤의 고통은 언제까지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2.02 18: 30

"(이)상호는 정말 괜찮은 선수에요. 지켜보시면 알 수 있어요." "갑작스러운 출전이 아니에요. (이)재완이의 정글은 시즌 계약과 맞물려 준비했어요."
SK텔레콤 김정균 감독은 시즌 전 '에포트' 이상호에 대해 물어볼 때 마다 기대감을 자주 드러냈다. 개막 직후 스윙맨(두 가지 포지션) 역할을 맡게된 '울프' 이재완에 대해서도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파격적인 신예 기용과 깜짝 변신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당시 '후니' 허승훈과 '피넛' 한왕호가 빠진 것에 대한 고민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지만 당시에는 이런 상황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SK텔레콤 LOL팀이 창단 이후 두 번째 4연패를 당했다. 선수들이 지치고 메타 적응을 못해서 당했던 지난해 롤챔스 서머 스플릿 당시 기록했던 4연패와는 다른 의미의 4연패다. 세대 교체를 통해 신예 선수들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에 당한 4연패다. 정말 지독한 성장통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뛰었던 재능있는 선수 두 명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SK텔레콤의 주전 라인업은 4연패를 당할 정도로 약한 전력까지는 아니었다.  '운타라' 박의진, '블랭크' 강선구는 지난해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잡았던 선수들이다. '페이커' 이상혁 '뱅' 배준식 등 초특급 딜러진을 중심으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소름끼치는 경기력으로 상대를 너끈하게 요리했던 방식이 충분히 몸에 체득된 선수들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부터 SK텔레콤 코칭스태프가 예상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세계 LOL 프로 공식전 최장 기록을 세웠던 진에전 패배의 여파가 작지는 않지만 SK텔레콤의 특유의 스노우볼이 전혀 구르지 않고 있다.
1일 MVP와 경기는 다시 한 번 SK텔레콤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운타라' 박의진을 제외한 가용전력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단 한 번의 세트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던 MVP에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2세트와, 포킹과 누킹으로 유리한 구도를 잡았던 3세트에서 알 수 있듯 두 명의 딜러진은 건재했다. 그러나 중후반 이후 팽팽한 상황서 작전 수행 능력이 부족한 신예들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된 1세트와 상대방에 움직임이 완벽하게 간파당해 걸어다니는 사냥감에 불과했던 강선구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은 현재의 SK텔레콤이 풀어야 할 과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은 스토브 기간동안 예전과 다르게 즉시 전력으로 구분되는 선수들의 이동이 극히 드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각 팀의 유망주들이나 스타 플레이어이 문을 두들겼던 이전의 시즌들과 달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프링 시즌 성적이 힘들 수 있지만,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런 상황에서 어렵게 골라낸 선수들은 반드시 키워야 할 유망주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2013년 창단 이후 최고의 자리를 지켰던 SK텔레콤 LOL팀의 미래를 위해 거쳐야할 과정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선수가 하루 아침에 구해지지 않는 것처럼, 짜임새를 잘 갖춘 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조금 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스프링 1라운드 절반이 소진됐지만 아직 2라운드와 서머 스플릿이 남아있다. 원하는 작전 수행이 여의치 않다면 작전 수행이 가능한 선수를 찾는 과정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 코칭스태프가 하루 빨리 현재의 고통스러운 리빌딩 과정을 마무리하기를 기대해 본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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