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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연동’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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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홍윤표 기자]‘선연동(嬋娟洞)’을 아시나요.

‘거친 무덤에도 해마다 봄빛은 찾아와

꽃으로 단장하니 풀로 치마 둘렀네.

이 많은 꽃다운 혼들 아직 흩어지지 않고

오늘도 비 되고 구름이 되네.’

조선시대 평양 기생은 죽으면 모두 평양 북쪽의 칠성문 밖에 장사를 지냈다. 그 묘지가 ‘선연동’이다. 기생처럼 ‘곱고 예쁜 고을’ 선연동은 깊은 슬픔이 서려 있는 곳이다.

『조선기생 선연동 연구』(보고사)를 펴낸 기생연구의 권위자 신현규 중앙대 교수는 조선시대 시인 석주(石洲) 권필(權韠. 1569~1612)의 한시를 빌려 글머리를 풀어나간다. 신 교수는 “석주 권필의 한시 속에서는 생전에 아름다웠던 기생이 묻힌 선연동에 꽃다운 혼들이 비와 구름으로 변신한다. 선연동은 시인들에 의해서 스토리텔링이 되어 평양 기생의 것만이 아니라 조선 기생의 북망산까지 확대 된다”고 그 내력을 더듬어 올라간다.

『조선기생 선연동 연구』는 시공을 초월한 시인, 묵객들의 발길과 그들이 남겨놓은 시를 통해 기생문화의 원형을 탐구한다. 속절없이 스러진 아름다움의 무상함이 이 책에 무르녹아 있다. 선연동의 역사는 곧 조선 기생의 역사나 마찬가지이다.

선연동은 현재 평양의 ‘고노골’로 평양시 모란봉구역 개선동 모란봉의 북쪽 골짜기에 있다.

지은이는 시인과 선연동을 ‘절묘한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조선기생 선연동 연구』는 신현규 교수가 발간사에서도 밝혔듯이 ‘기생, 원 라이프, 멀티 스토리를 꿈꾸며’ 작심하고 엮어낸 회심작이다.

신 교수는 비단 평양 기생뿐만 아니라 ‘문헌에서 기녀(妓女)와 기생(妓生)의 개념’, ‘역사적 소재로서 궁인야와 선연동의 시’, ‘선연동을 수용한 한시와 시조의 형상화 양상’, ‘운초 김부용의 시에 나타난 선연동 연구’ 등으로 선연동 연구의 내포를 부풀리고 외연을 확장했다.

신현규 교수는 『꽃을 잡고; 일제강점기 기생인물· 생활사』(2005년)를 비롯해『기생, 조선을 사로잡다』(2010년), 『중국창기사』(2012년),『기생, 푸르디푸른 꿈을 꾸다』(2014년),『일제강점기권번기생연구』(2015년) 등으로 기생연구의 성과물을 계속 펴냈다.

chuam2@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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