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아였던 최준석(35)이 극적으로 롯데를 떠나 NC에서 새 길을 찾았다. 과거 롯데에서 불명예스럽게 마무리했다가 NC에서 재기에 성공했던 손민한의 길을 따를 수 있을지 흥미롭다.
롯데는 전력 외 선수였던 최준석을 '사인&트레이드'로 NC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롯데는 11일 최준석과 연봉 5500만원에 FA 계약을 맺고, 무상 트레이드로 NC로 이적시켰다.
최준석의 행보는 예전 손민한의 케이스가 떠오른다. 롯데 프랜차이즈였던 손민한은 2008년 FA 계약을 했으나 2009년 어깨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9시즌 후 어깨 수술을 받고 2010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결국 2011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무적 신세였던 손민한은 2013년 4월 NC와 연봉 5000만원에 신고 선수(현재 육성 선수)로 입단 계약을 했다. 김경문 NC 감독이 손민한에게 기회를 줬다.
2010~2011시즌 1군 기록이 한 경기도 없었던 손민한은 2013시즌 NC에서 28경기에 출장해 5승 6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3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2014시즌에는 52경기에 출장해 4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54로 불펜에서 힘을 보탰다. 그리고 2015시즌 선발로 뛰며 26경기에서 11승 6패 평균자책점 4.89로 7년 만에 10승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승리 투수가 되는 등 화려한 피날레를 하고 은퇴했다.
최준석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선언을 했으나 롯데는 일찌감치 전력 외 선수로 통보했다. A급 선수를 제외하곤 급격히 식은 FA 시장에서 타구단의 오퍼도 없었다. 이후 롯데는 '보상선수를 안 받겠다', '사인&트레이드도 가능하다', '무상으로 보내주겠다'고 밝혔지만 FA 미아가 될 처지까지 몰렸다.
2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과거 두산에서 함께 한 김경문 감독이 손길을 내밀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읽는 노련미가 있는 선수라 감독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해졌다. 큰 시련을 겪었기에 자신을 희생하며 팀 워크가 중요한 우리 팀 컬러에 잘 적응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준석은 지난해 타율 2할9푼1리(409타수 119안타) 14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발이 느린 단점이 있지만 장타력을 갖춰 지명타자, 우타 대타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이호준의 공격 역할을 맡길 수 있다. 이호준은 지난해 타율 2할9푼9리(164타수 49안타) 7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NC의 지명타자 1순위는 모창민이지만, 최준석에게 백업과 대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유영준 NC 단장은 "최준석이 몸무게를 15kg 정도 줄였다고 하더라. 선수 본인도 간절한 생각이 있고 각오가 단단하구나 라는 의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NC는 최준석을 조만간 미국 애리조나 캠프로 합류시킬 계획이다. 유 단장은 "14일이나 15일 미국으로 떠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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