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우완 신예 김태우가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의 수준높은 입맛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 기간 중 최채흥, 양창섭, 김태우 등 신인 3인방을 비롯해 이은형, 김시현 등 젊은 투수들을 대상으로 비빔밥 컨테스트를 연다.
JTBC 인기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빗댄 '비빔밥을 부탁해' 방식은 이렇다. 오치아이 코치가 비빔밥이 생각날 때 특정 선수에게 직접 만들어 가져오라고 한다. 가장 맛있는 비빔밥을 만든 선수에게 연습경기 등판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했다. 물론 선수들이 열심히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농담조로 한 말이다.

1차 참가 선수인 최채흥과 양창섭은 탈락. 이들은 최선을 다해 비빔밥을 만들었으나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최채흥의 귀여운 눈썹에 속은 것 같다. 한 번 먹어보니 엄청 맵다. 나는 애정을 갖고 가르치는데 벌써 최채흥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양창섭의 비빔밥은 회와 나물이 많이 들어간 게 특징이다. 다 먹긴 했지만 고추장이 너무 많아 입이 얼얼할 만큼 맵고 양도 너무 많다"고 불합격 판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2차 참가 선수로 나선 김태우는 고추장을 사용하지 않고 간을 맞춘 게 주효했다. "최채흥과 양창섭이 고추장에 의존했을 때 김태우는 내가 일본인이라 매운 음식에 약하다는 걸 배려해 잘 만들었다"는 게 오치아이 코치의 평가.
반면 김시현은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박한 점수를 받았다. 오치아이 코치는 "김과 함께 먹으라고 해서 맛을 봤는데 가장 별로였다. 자체 평가전 후 특별 수비훈련 영향 때문인지 이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구단 관계자는 오치아이 코치가 비빔밥 컨테스트를 연 이유에 대해 "젊은 선수들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비빔밥을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하고 선수 개개인의 성향 파악과 경쟁 유도를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what@osen.co.kr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