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역시 대투수" 韓·日 모두 인정한 양현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2.12 06: 01

역시 대투수는 다르다. 
KIA '대투수' 양현종(30)이 첫 불펜피칭을 시작한 지난 11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 공교롭게도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의 미디어들이 같은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한화-삼성 대신 KIA를 보러오기 위해 총집결했다. 일본 명문 한신 타이거즈 관계자들도 김기태 KIA 감독에게 인사차 킨구장을 잠시 방문했다. 
오후 10시30분 시작된 불펜 피칭에서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가 바로 양현종이었다. 방송·사진 카메라가 양현종의 투구를 담기에 바빴다. 한국야구의 레전드 양준혁·이종범·정민철 해설위원, 한신 레전드 출신 구보타 도모유키를 비롯해 한신 스카우트팀 핵심 관계자 4명도 모두 양현종에게 집중했다. 

양현종은 총 25개의 공을 던지면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25구 모두 직구였다. 캠프 첫 불펜 피칭이었고,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첫 피칭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다. 부담된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양현종을 바라본 해설위원, 스카우트들은 높게 평가했다. 불펜 피칭만으로도 한일 전문가 모두 호평 일색. 
KBO리그 통산 161승에 빛나는 1990년대 최고 투수 '레전드' 정민철 해설위원은 양현종에 대해 "역시 클래스가 다른 투수다. 100% 힘을 쓰지 않아도 자기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 체격이 크지 않지만 몸 전체를 쓰는 연쇄 동작이 뛰어나다. 이제 정말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보타를 비롯해 한신 스카우트팀도 양현종의 불펜 피칭에 호평을 남겼다. 한신 관계자들은 "투구시 앞다리가 잘 고정돼 있고, 팔이 넘어오는 동작도 좋다.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가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일본 팀들의 관심을 받아오고 있는 양현종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양현종의 첫 불펜피칭은 예년에 비해 빠른 편이다. WBC 준비로 서둘렀던 지난해에만 2월7일 첫 불펜피칭을 들어갔을 뿐, 2016년에는 2월17일, 2015년에는 3월3일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했었다. 양현종은 "지난해 빨리 준비한 덕분에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페이스가) 떨어질 수 있기에 유지를 하는게 중요하다. 시즌 개막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자율조에 가깝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요즘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많이 하지만, 자율이란 게 정말 무섭다. 눈치 안 보고 하는 게 좋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스스로 더 운동해야 한다"며 "일본 캠프에서 1~2경기 정도 나가서 던질 예정이다. 코치님과 상의해 날짜를 결정할 것이다. 몸 상태가 좋은 만큼 캠프 마지막까지 준비를 잘하겠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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