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스토리] 윤규진은 왜 15승을 목표로 선언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2.12 06: 01

"15승이 목표입니다". 
한화 우완 투수 윤규진(34)은 시원시원한 매력이 있다. 대부분 선수들이 시즌 전 목표를 설정할 때는 말을 아끼거나 뻔한 대답을 내놓지만 윤규진은 다르다. 올초부터 새해 목표로 '15승'을 당당히 말한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윤규진은 15승 목표를 다시 한 번 재확인했다. 
그는 "올해 15승이 목표다.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한다. 내 목표인데 누가 뭐래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볼 때 윤규진은 15승은커녕 시즌 10승도 해보지 못했다. 그동안 대부분 시즌을 불펜에서 던졌기 때문에 두 자릿수 승수는 그의 목표 기록이 절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하게 선발투수로 준비 중이다. 지난주부터 불펜피칭을 시작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윤규진은 "선발로 보직을 공지받고 준비 중이다. 훈련이 잘되고 있다. 구위를 끌어올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구위를 끌어올려야 15승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윤규진은 왜 15승을 목표로 선언했을까. 이에 대해 그는 "내가 15승을 할 수 있는 투수라서 그렇게 말한 건 아니다. 내가 15승 정도는 해줘야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치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목표로 말했는데 그건 당연한 것이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한화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암흑기 기간 15승 투수가 류현진밖에 없었다. 류현진도 2010년 16승을 올린 게 한화의 암흑기 유일한 15승 이상 기록이었다. 윤규진이 15승까진 아니더라도 10승 이상 올릴 수 있다면 한화의 마운드도 확 달라진다. 팀의 염원을 담은 게 윤규진의 15승 목표다. 
선발로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는 윤규진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팀 성적도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처음 입단할 때 선수셨던 한용덕 감독님, 장종훈 수석코치님, 송진우 투수코치님이 코칭스태프로 돌아오셨다. 어떻게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며 더 큰 책임감을 드러냈다. 
윤규진의 15승 목표에 대해 송진우 코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송 코치는 "10승도 못 해놓고선 무슨 15승이냐. 15승을 하면 내가 업고 다니겠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그 정도 목표를 잡는 건 좋다. 목표란 기대보다 높게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공의 움직임, 회전이 굉장히 좋다"고 올 시즌 윤규진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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