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5월~6월 크랭크업한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이 내달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당초 지난해 관객들 앞에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논의 끝에 올해로 날짜가 변경되면서 약 2년 만에 개봉하는 셈이다.
정유정의 인기 소설 ‘7년의 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세령호에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 사건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현수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영제의 7년 전의 진실, 그리고 7년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장르이다.
개봉을 한 달여 앞둔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뺑소니범이 된 최현수 역을 맡은 류승룡은 “소설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느끼셨겠지만, 저는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화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매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고 궁금해 영화화를 고대했다”는 말로 출연 이유를 전했다. 현수는 한순간의 실수로 소녀를 죽이고 유기한 살인범이다.

이어 류승룡은 “제가 가장 신뢰하는 추창민 감독님이 연출을 맡으셨다는 사실과 더불어 시나리오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딸을 잃은 오영제 캐릭터를 맡은 장동건은 “이번 영화를 통해 저의 한계치를 소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는 한 작품을 마치고 이 정도로 크게 아쉬움을 느꼈던 적이 없었다"며 "물론 어떤 관객분들의 마음엔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캐릭터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한 진심이 전해지지 않을까하는 마음이다.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소화하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장동건은 “제가 맡은 영제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가는 인물로 만들 것인가?'라는 고민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창민 감독님이 연출을 맡았다는 소식과 류승룡씨가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듣고 하고 싶었다”며 “저 역시 원작 소설의 팬이었는데 책을 읽을 때 오영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마침 감독님이 제게 영제 캐릭터를 제안하시더라(웃음). 배우로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영화에서 장동건의 ‘노화와 탈모’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딸을 잃은 아버지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다가 M자형 탈모를 결정했다고.
그는 “감독님이 M자 탈모를 제안하셨다(웃음).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촬영 후 모니터를 보니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거 같았다”라며 “감독님이 ‘장동건은 가면(=외적 변신)을 쓰면 훨씬 더 연기를 편하게 하는 스타일인 거 같다’고 하시더라. 당시 감독님과 저의 관계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그런 시도를 하시는 걸 보고 ‘이 감독님은 무조건 믿고 따라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추 감독의 의견을 전적으로 신뢰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현수의 아들 서원 역을 맡은 고경표도 데뷔 후 가장 큰 변신을 시도했다. 하루 아침에 살인자가 된 아버지를 둔 아들의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15~16kg 정도 감량했다고.
이에 고경표는 “서원은 가족을 짊어지고 살다가 그것까지 외면을 당하고, 그들이 결국 가족도 아닌 관계로 변하는 (서원의)감정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경표는 부모님, 누나 등 가족들과의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원의 거친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자신의 집 방 안에 아버지 역을 맡은 류승룡의 사진을 붙여놓고 연습했다고.
그러면서 고경표는 “류승룡, 장동건 선배님들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는 감독님에게 제가 출연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필사적으로 설득했다(웃음). 현장에선 제가 막내라 긴장을 많이 했었다. 근데 선배님들이 저를 풀어주기 위해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추 감독은 "고경표 씨가 머리를 깎은 모습을 보고 '영제다!' 싶었다"고 캐릭터에 녹아든 고경표의 연기를 칭찬했다.
세 사람의 불꽃 튀는 연기 케미스트리가 스크린에 펼쳐져 시선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각자의 캐릭터로 변신하기 위해 혼신을 담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7년의 밤’이 인기 소설만큼의 호응을 불러 모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3월 28일 개봉./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