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작업의 정석’(2005), ‘아내가 결혼했다’(2008), ‘타워’(2012), ‘공범’(2013), ‘해적’(2014), ‘비밀은 없다’(2015), ‘덕혜옹주’(2016) 등 다수의 장르 영화 흥행을 이끈 배우 손예진은 올 봄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만의 진가를 드러냈다. 남편과 어린 아들을 둔 엄마로 분해 사랑스럽고 친근한 생활 연기를 펼친 것이다.
손예진은 최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아직 결혼을 안했고 아이가 없어서 관객들이 영화를 봤을 때 실제 같다는 느낌은 없을 거 같다”면서도 “하지만 아이 엄마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과거에 이혼, 불륜 등 센 소재를 다룬 작품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다. 또 ‘내가 아이엄마처럼 보일까?’하는 고민도 안 했던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손예진의 작품 선택 기준은 흥미를 유발하는 시나리오가 최우선이다. “시나리오가 재미있느냐 없느냐를 가장 먼저 본다. 나 스스로 작품 속 캐릭터가 이해되고, 무엇보다 내가 표현을 하고 싶은가라는 생각을 한다. 첫 번째는 시나리오, 그 다음에 캐릭터를 본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속 수아는 손예진이 꼭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던 것이다.

“물론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우려와 걱정을 하긴 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리메이크라는 게 전혀 상관이 없어졌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각색된 지점이 많아서 완전히 다른 느낌의 영화가 나오겠다 싶었다. 크게 고민 안했다(웃음).”

손예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눈물부터 웃음까지 책임지며 탄탄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 관객들은 수아가 왜 손예진이어야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연기 내공이 켜켜이 쌓은 그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손예진은 “매년 작품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전 작품들을 잊어버리곤 한다. 멜로는 항상 하고 싶었지만 ‘내가 멜로 퀸의 자리를 지켜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멜로 장르가 1년에 한 두 작품이 될까 말까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기획만 되다 무산된 작품도 많았다”라며 “배우로서 관객으로서 멜로 연기가 목말랐다. 전작만큼 좋은 멜로를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다른 결의 멜로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수아에 대해 “아들과 남편에게 사랑 받는 수아가 행복해 보였고 부러웠다. 언젠간 저도 아내, 엄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된다면 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나 손예진은 “그렇지만 결혼이 사랑의 완성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아직 아내, 엄마가 될 준비가 안됐다. 남편에게 내조를 잘하고 아이도 잘 키워야할 거 같다. 사랑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그래도 어릴 때보다는 좀 더 표현하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는 연애관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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