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사랑해'에서 표예진과 송옥숙, 친딸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돈독한 모녀였다. 가슴으로 낳은 사랑은 더욱 큰 울림을 줬다.
21일 방송된 KBS1TV 일일 드라마 '미워도 사랑해(연출 박기호,극본 김홍주)'에서는 행자(송옥숙 분)의 친딸이 은조(표예진 분)가 아닌 사실이 밝혀지며 두 사람 관계의 비밀이 드러났다.
이날 은정(전미선 분)은 또 다시 행자를 찾아가 "은조가 누구야?"라고 물었다. 행자는 "다 끝난 얘기 왜 또 꺼내냐, 은조는 선생님 댁에 들어온 업둥이다"라고 대답, 이때 은정은 의문의 사진을 들이댔다.

사진 속에는 과거 임신한 모습의 행자였다. 은정은 "그럼 이건 뭐냐, 얘는 누구냐"고 재차 질문, 마침 들어온 은조(표예진 분) 역시 이를 목격하며 "이게 나예요?"라고 물었다.
행자는 "아니다, 은조 너 아니다"면서 "걘 죽었다, 잘 못 먹고 뱃속에 있을 때부터 고생시켰더니 약하게 태어나서 하루만에 죽었다"며 아픈 사연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행자는 "더 할 얘기도, 하고싶은 얘기도 없으니 제발 그만하자"며 자리를 떠났고, 은조와 은정은 당혹감에 굳어버렸다.
그럼에도 의문을 떨칠 수 없던 은조는 행자 방으로 찾아가 "그럼 내 엄마는 누구냐, 아는 대로 말해줘 나 누구냐고"라면서 "나 모른 척하려 했다, 어차피 버러진 아이 부모가 누군지 찾지 않으려 했다, 근데 그게 잘 안 된다"며 무릎을 꿇었다.
행자는 그런 은조의 손을 잡으며 "넌 길씨 집안 딸이다"며 위로, 은조는 "나도 그렇게 머리론, 아니 마음으론 받아들이고 있다. 근데 마음깊이 내 부모는 누굴까, 난 왜 버려졌을까, 난 왜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났을까 떨칠 수 없었다"면서 "아줌마가 유독 예뻐했던 보육원에서의 아이, 그게 나냐"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제서야 행자는 결심한 듯 마음을 가다듬으며 "내가 제일 힘들었을 때 날 도와준 언니 부부가 있었다"고 입을 열면서 "넌 버려진 아이가 아니다, 넌 특히 네 엄마한테 축복이었다, 착한 사람이었고, 너처럼 예쁜 사람이었다. 명이 짧아 널 나에게 맡기고 일찍 떠난거 빼곤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었다"며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속내를 꺼냈다.
행자는 "너 나한테 고마워할 거 없다 아이잃고 죽고 싶었던 날 잡아준 건 너였다, 그 작은 손으로 날 잡아준 게 너였다"며 울고 있는 은조와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나중에 네가 커서 결혼하고 나면 네 엄마얘기 다 해주려 했다, 우리 날 잡아서 같이 엄마 보러 가자"고 제안하며, 은조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다.
그동안 행자의 친딸에 은조가 아닐까 풀리지 않던 의문 속에서 묵은 비밀이 알려진 순간이었다. 비록 친딸이 아니라는 대반전이 전해졌으나 함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감싸는 두 사람의 모습은 친 모녀나 다름없었다. 비소로 개운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된 두 사람, 이제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나아갈 꽃길이 열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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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워도 사랑해'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