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길거리가 게릴라 팬미팅장이 된 듯, 팬들이 있어 H.O.T.가 있고, H.O.T.가 있어 팬들이 있는 시간이었다.
21일 방송된 JTBC 예능 '한끼줍쇼-동대구편'에서는 밥동무로 H.O.T. 멤버 토니안과 강타가 출연했다.
이날 두 사람은 동대구역에서 게릴라 팬 사인회를 개최, 길게 늘어선 줄에 사인 대신 악수회로 변경됐다. 녹화 탓에 사인을 해주지 못한 상황이 되자, 두 사람은 추운 날씨에도 기다려준 팬들에게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미안함을 대신했다. 강호동은 "아쉬우니 보상차원에서 퍼포먼스라도 보여주자"면서 즉석에서 게릴라 콘서트까지 제안, 두 사람은 캔 커피를 마이크로 노래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대구에 모인 두 사람은 "대구가 팬클럽도 가장 열광적이었던 도시, M본부에서 컴백했을 때 대구 시청률도 가장 높았다"며 운을 뗐다. 특히 뜨겁게 활동했던 과거를 회상, 강타는 "밴을 타고 이동하던 중 달리는 차 트렁크를 열고 옷을 훔쳐갔던 팬들이 있다"면서 "대구는 정말 열정적인 도시"라며 화끈 강렬했던 대구의 추억을 떠올렸다.
특히 17년만에 완전체가 재결합에 대한 얘기도 빠질 수 없었다. 두 사람은 M본부에서의 컴백 소감에 대해 "다시 H.O.T로 17년만에 인사했을 때 뭉클하더라"면서 "당시 공연 기억이 없다,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른다, 한달이 눈 깜짤할 새 지나갔다"고 전했다. 강타와 토니는 "공연 끝나고 후유증, 허탈함이 있었다, 우느라 노래도 제대로 못했다"며 한 목소리로 당시 소감을 덧붙였다.
이어 대구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기대하며 소통의 장 버스에 몸을 실었다. 즉석에서 리얼하게 승객들에게 인터뷰를 시도, 한 40대 여성 팬은 "얼마나 팬들이 기다렸겠냐, 팬들이 다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이에 토니는 "팬들이기다렸지만 저희도 기다렸다, 그 장소에서 함께 감정을 느꼈다"며 먹먹한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은 대구가 낳은 최고의 가수, 김광석 길을 향했다. 뜨거운 삶을 살다간 대구출신 고 김광설 거리에서 함께 추모하며 선배의 발자취를 느꼈다. 강타는 "가수가 역사를 담은 거리를 가진 건 대단한 일, 우리도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누군가에게 기억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더 열심히 해서 언젠간 생기길"이라며 소망을 담았다.
이어 또 다시 팬들이 둘러싸인 길가로 향한 두 사람, 팬들은 여전히 하얀풍선을 흔들며 거리에서 풍선을 선물로 전해주는 등 두 사람을 뜨겁게 반겼다. 토니는 "요즘 공허하고 쓸쓸한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면서 불혹으로 접어들었으나 10대들의 우상이었던 그때 감사함을 깨달은 듯" 지금 느끼는 감사함은, 어떻게 긴 시간을 우리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상상할 수 없는 감사함이다"며넛 "누군가를 진심으로 긴 세월동안 살아할 수 있을까 싶다"며 팬들의 식지않은 사랑에, 세월의 깊이만큼 진한 고마움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무엇보다 마치 게릴라 콘서트만큼 팬미팅을 연상케하는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17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치않은 H.O.T.와 팬들의 보이지 않지만 끈끈한 연결고리였으며, 이는 지금의 H.O.T.를, 그리고 팬들을 있게 한 시간이었다. 강타와 토니는 이를 답례하 듯 각각 애정품까지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다. /ssu0818@osen.co.kr
[사진 '한끼줍쇼'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