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빈자리는 역시 무거운 걸까. ‘무한도전’의 후속 프로그램이 캐스팅부터 콘셉트까지 많은 부분에서 고민을 거듭하면서 준비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2년간 ‘국민 예능’으로 군림했던 ‘무한도전’은 오는 31일 시즌1 종영을 앞두고 있다.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무한도전’에서 한 발짝 떨어졌던 김태호 PD는 가을께 시즌2 혹은 새로운 포맷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현재 출연 중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조세호, 양세형은 시즌1에서 모두 하차하기로 했다. 이들의 시즌2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시즌1 종영이라고는 하지만, ‘무한도전’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이렇게까지 흩어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에 시청자들의 충격은 컸다. 아직까지 이들의 재결합 여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여전히 ‘무한도전’ 시즌1 종영에 대한 시청자의 아쉬움은 크다.
‘무한도전’의 후속으로 편성된 프로그램으로서 지금의 상황은 부담스럽기 짝이 없을 터다.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은 최행호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최 PD는 ‘나 혼자 산다’ ‘음악중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역량을 드러내왔던 베테랑 PD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후속 자리라는 왕관은 그런 최행호 PD에게도 고민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일단 여의치 않은 캐스팅이 문제다. 현재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 제작진과 접촉이 있는 스타들은 배우부터 예능인까지 다양한데, 특히 배우들의 숫자가 많다. 몇몇 방송 관계자들은 “‘무한도전’ 후속 자리라는 부담감 때문에 정중히 거절한 스타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배우들보다 예능인들에게 이 부담감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예능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은 그 누구보다 ‘무한도전’ 시즌1 멤버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자리다. 스타들의 입장에서 ‘무한도전’ 후속 프로는 분명 욕심이 나는 자리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캐스팅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직 ‘무한도전’ 후속 제작진은 본격적인 캐스팅을 시작하기 전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스타들과 스케줄을 묻고 성향을 파악하는 정도의 가벼운 미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콘셉트는 여전히 함구 중이다.
다행히 ‘무한도전’ 시즌1의 스페셜 방송이 편성돼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은 좀 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시즌1 스페셜이 4월 편성이 예정됐기 때문에 한 달 가량의 여유가 생긴 상태.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은 과연 지금의 부담감을 털고 시청자를 사로잡을 만한 신선한 콘셉트와 스타 조합을 내보일 수 있을지 궁금증이 모인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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