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데뷔전 호투’ 윤성빈, 특급 가능성 증명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5 16: 51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인 윤성빈(19)이 특급 가능성을 증명했다. 동료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완벽히 잡았다.
윤성빈은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5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쓰긴 했지만 충분히 긍정적인 대목이 많았다. 1회 위기를 넘긴 뒤 비교적 순항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뽐냈다. 롯데로서는 패배 속 큰 위안이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윤성빈은 지난해는 재활에 매진했다. 하지만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매력적인 공을 던지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때 마침 박세웅의 팔꿈치 통증으로 빈자리를 꿰찼다. 이날이 1군 데뷔전이었다.

전체적으로 레퍼토리는 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이었다. 여기서 예리한 슬라이더가 엄청난 위력을 과시했다. 사실상 SK 타자들이 손을 대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커맨드가 좋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묵직한 구위, 그리고 슬라이더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포심은 유보적인 평가였다.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으나 구속과 제구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이날은 구속을 낮추고 제구에 좀 더 신경을 쓰는 패턴으로 나아갔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정진기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7구째 136㎞ 포크볼이 정진기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1군 첫 타자에게 개인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나주환에게 좌전안타, 최정에게는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한동민과도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역시 마지막 공의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을 내줬다.
조원우 감독이 직접 올라가 윤성빈을 격려했다. 효과가 있었다. 윤성빈은 로맥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2S에서 바깥쪽 133㎞ 짜리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유도했다. 정의윤에게 파울홈런을 맞기도 했으나 결국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고 1회 절대 위기를 탈출했다. 이번에도 슬라이더가 잘 통했다.
1회를 최소 실점으로 틀어막은 윤성빈은 긴장이 조금 풀린 듯 2회부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살짝살짝 빠지기는 했으나 영점이 서서히 잡히는 모습이었다. 선두 김동엽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최항을 삼진으로, 이재원을 3루수 땅볼로 잡았다. 3루수 한동희의 호수비도 등에 업었다. 이어 1회 홈런을 맞았던 정진기도 삼진으로 잡아냈다. 정진기는 3구 모두 슬라이더를 던져 끝내 헛스윙을 유도했다. 슬라이더의 위력이 돋보였다.
기세를 탄 윤성빈은 3회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 최정을 삼진, 한동민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최정은 허를 찌르는 포크볼을 던져 루킹 삼진 처리했다. 한동민의 타구 때는 2루수 번즈가 호수비를 펼치는 등 이날 동료들도 윤성빈을 도왔다.
경기가 잘 풀리자 당당하게 공을 던졌다. 4회에는 선두 로맥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정의윤을 다시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다만 김동엽에게 볼넷, 도루로 2루를 내주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결국 최항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아직 슬라이드 스텝 등은 나아져야 할 부분이 있음을 시사했다.
0-2로 뒤진 5회에도 위기를 넘겼다. 2사 후 최정에게 볼넷, 한동민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사 1,3루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전 타석에서 안타를 맞았던 로맥. 그러나 윤성빈은 침착하게 로맥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벤치도 88개를 던진 윤성빈을 교체하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분간 선발 한 자리는 보장을 받을 수 있는 투구 내용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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