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2-569-533일' 성공적 복귀, 헛되지 않은 기다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3.26 13: 01

돌고 돌아 다시 오른 마운드. 500일을 넘어 1000일까지,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성공적 복귀로 재기 신호탄을 울린 투수들이 개막 2연전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누구보다 기다림이 길었던 선수는 kt 고창성이었다. 지난 24일 KIA를 상대로 한 광주 개막전에서 7회 구원등판했다. NC 시절이었던 지난 2015년 5월19일 마산 kt전 이후 1042일만의 1군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kt의 5-4 승리 발판을 마련한 홀드를 기록했다. 
마지막 홀드는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4년 5월17일 마산 롯데전 이후 1378일 만이었다. 두산 시절 'KILL' 라인 필승조의 일원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목에 걸었지만 그 이후 팔꿈치·무릎 부상과 부진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3년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NC에 이적했지만 2016년 시즌을 끝으로 방출됐다. 1년간 무적 신세에 놓였지만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호주리그를 거쳐 kt의 부름을 받아 KBO리그에 복귀했다. 4년만의 홀드를 개막전에서 따내며 감격의 부활 기지개를 켰다. 
같은 날 잠실구장에선 KIA가 아닌 삼성 투수 한기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2016년 9월1일 대구 삼성전 이후 569일만의 1군 등판. 익숙한 붉은 유니폼을 벗고 조금은 낯선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3-2로 리드한 8회 구원등판, 공 9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홀드를 따냈다. 2016년 8월21일 광주 LG전 이후 580일만의 홀드. 
역대 최고 계약금 10억원을 받고 KIA에 입단한 한기주는 오랜 시간 부상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2009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2013년 어깨 회전근 파열 수술로 150km대 강속구를 잃었다. 지난해 KIA 통합우승 속에 1군 등판 기회는 없었다. 재기를 위해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겨우내 부활을 위해 담금질을 했다. 최고 143km 직구로도 쉽게 맞혀 잡는 투구로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뗐다. 
개막 두 번째 경기인 25일에는 SK 김광현이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지난 2016년 10월8일 문학 삼성전 이후 533일만의 1군 등판. 그 사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2017년 한 시즌을 통째로 재활했다. 치렁치렁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칼은 그동안 기다림을 보여주는 듯했다. 
수술 전처럼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며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SK의 5-0 승리와 함께 김광현은 2016년 9월30일 잠실 LG전 이후 56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애지중지 길러온 긴 머리카락을 자르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고창성-한기주-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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