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까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짧은 소감이었지만 목표를 또렷하게 알 수 있게 하는 강렬한 말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포스트시즌 경쟁에 살아남아 4위로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 나아가 목표했던 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데뷔 5주년 떡을 가족들의 도움으로 팬들에게 돌린 이상혁은 지난 25일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콩두와 2라운드 경기 승리 이후 데뷔 이후 5년간 받은 성원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하면서 포스트시즌 전쟁에서 살아남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돌아보면 이상혁과 SK텔레콤에게 이번 2018 롤챔스 스프링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시즌. 팀 창단 이후 최다 패배인 5연패를 당했고, 다시 3연패를 당하면서 흔들렸다. 정규시즌서 7위까지 밀리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희박했던 최악의 상황까지 몰렸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다시 연승 모드를 가동하면서 포스트시즌 티켓을 잡았다. 2라운드 초반 노렸던 3위는 아니지만 4위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했다. 이번 정규 시즌 그가 기록한 KDA는 4.26(평균 3.1킬 1.8데스 4.6어시스트)으로 규정 세트인 18세트 이상을 뛴 선수 중에서는 21번째로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미드 라이너 중에서는 '비디디' 곽보성, '쿠로' 이서행, '폰' 허원석에 이어 네 번째다.
그러나 8.5패치로 임했던 2라운드 5주차에서는 이전 경기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노데스 경기도 4세트나 됐다. KDA는 무려 10.74로 '뱅' 배준식의 11.00의 다음가는 경기력을 결과로 남겼다.
전반적인 이런 상황에 대해서 본인도 인식하듯 이상혁은 "운 좋게 포스트시즌에 올랐다"라고 말문을 연 뒤 "그렇지만 결승전까지 가야 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시즌 합류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했다.
스프링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기억력이 좋지 못하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이런 질문에 매번 기억나는 경기가 없다고 답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1라운드 진에어 그린윙스와 최장기전이 생각난다. 더 이상 말 안해도 어떤 경기인지 다들 아실 것 같다. 신기한 경험이었다"면서 "이번 시즌 경기력이 확실하게 좋지 못했다. 선수들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고 지금 성적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표현했다.
지난해 여름 4위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해 결승서 롱주(현 킹존)에 패하기 전까지 '도장깨기'를 다시 되풀이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다른 팀들의 립 서비스에 휘둘리지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포스트시즌서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전 '도장깨기'를 했을 때는 그 만한 노력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 때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노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다른 팀들이 우리를 경계한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SK텔레콤이 보여준 결과만 고려해 포장한 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현재 객관적으로 부족하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