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경기씩을 치렀다.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하지만 기대감은 높아졌고 긍정적 전망도 힘을 얻는다. NC 다이노스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 원투펀치를 이루게 될 왕웨이중(26)과 로건 베렛(28)이 ‘믿고 쓰는’ NC산 외국인 선수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NC는 지난 24~25일, 홈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원투펀치를 구성해야 할 왕웨이중과 베렛이 나란히 등판해 모두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호투를 펼쳤다. 팀이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는 배경이었다.
24일 개막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왕웨이중은 KBO리그 사상 첫 대만 출신 선수. 왕웨이중은 첫 경기에서 최고 152km에 달하는 강속구와 최고 143km까지 찍은 커터, 그리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을 중심으로 7이닝 1실점이라는 완벽한 호투를 펼쳤다. 김경문 감독은 “개막전이라서 부담이 있었을 텐데 잘 던진 것도 칭찬해주고 싶다”며 “또 투구 템포가 빠르고, 첫 경기부터 7이닝을 소화해준 것이 고무적이었다”며 왕웨이중의 첫 경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튿날인 25일, 왕웨이중의 호투에 자극을 받은 듯 등장한 로건 베렛도 5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왕웨이중에 커터가 있었다면 베렛에게는 투심이 있었다. 투심을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다채로운 구종을 골고루 구사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진이 강해야 불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던 선발진, 그리고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던 외국인 원투펀치 조합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있다. 그렇기에 올 시즌 새롭게 구축된 원투펀치인 왕웨이중과 베렛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사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물음표가 더 많이 붙은 것이 사실이지만,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통해서 물음표를 어느 정도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두 선수 모두 확실한 위닝샷으로 탈삼진 능력을 잡아낼 수 있음과 동시에 장타를 억제할 수 있는 땅볼 유도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것이 더 높은 점수를 받게 했다.
창단 이후 언제나 외국인 선수 농사에서 풍작을 이뤘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의 왕웨이중과 베렛의 조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한다. 과거 찰리 쉬렉, 에릭 해커는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팀을 떠났고, 재크 스튜어트, 태드 웨버 등도 수준급 외국인 선수의 역량을 선보였다.
특히 앞선 사례들의 경우는 물론 왕웨이중과 베렛 모두 몸값이 최근 한국 무대를 밟아온 ‘특급’ 외국인 선수들의 금액과는 거리가 멀다. NC의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능력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왕웨이중은 올 시즌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의 금액을 받는다.
베렛의 경우는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20만 달러 등 보장 금액이 총 3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계약 당시 보도자료에는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이후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큰 지장은 없지만 다소 염려되는 부분이 발견되어 계약 총액이 조정됐다. 결국 계약금을 포함한 보장 금액이 6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로 줄었고, 대신 옵션이 20만 달러에서 70만 달러로 늘었다. 계약 총액은 8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오른 셈이긴 했다.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구단의 재협상 의지가 관철됐다. 선수 역시 나쁘지 않은 게, 몸 상태에 자신 있고 주어진 옵션들을 모두 채울 수 있다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계약이기에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왕웨이중과 베렛의 보장금액 합계는 1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 1명의 총액으로 2명의 에이스급 선수를 쓰게 되는 셈이다.
우려스러운 지점도 물론 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불펜 투수로 활약한 기간이 많았던 만큼 이닝이터 에이스로 거듭나기 위해선 체력적인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 왕웨이중과 베렛 모두 “투구 막판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들 듀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면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두 선수 모두 아직 20대의 젊고 혈기 왕성한 선수들로 에너지가 넘친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도 주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끌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생긴다.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올해 NC의 외국인 선수 듀오가 히트상품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