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지옥에서 천당으로' 최우범 KSV 감독의 PS 출사표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3.26 07: 52

"기대 만큼 정규시즌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다."
최우범 KSV 감독에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전쟁터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장미빛의 연속이었다. 개막전서 우승후보로 꼽혔던 킹존을 2-0으로 제압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고, 3연승으로 롤드컵 챔피언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생각지도 못한 어둠의 기운이 스물스물 다가와 팀을 잠식했다. 결국 정규시즌 막바지를 3연패로 끝내면서 체면을 있는대로 구겼다.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킹존서 1-2 패배를 당할 때 '크라운' 이민호의 대성통곡도 최우범 KSV 감독의 복잡한 마음과 일맥상통하는 점이었다. 사실상 마음을 비운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24일 경기서 진에어가 락스를 '패승승' 역전 드라마로 잡아내면서 KSV에게 포스트시즌 입성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진에어의 승리로 어렵게 5강 관문을 통과한 최우범 감독은 "진에어 팀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제대로 회식으로 보답하겠다"고 웃으면서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 만큼 정규시즌 못 보여 드렸는데 포스트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우범 감독의 말대로 KSV가 이번 정규시즌 보여준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성적만 따진다면 강등권의 바로 위다. KDA는 2.61로 8위(9위 MVP 2.43, 10위 콩두 2.12)로 리그 평균 3.58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팀내 KDA 1위는 '코어장전' 조용인으로 KDA 3.77, 2위는 '룰러' 박재혁으로 3.22를 기록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2점대 초반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을 뿐이다.
강점이었단 시야 장악이나 시야 제거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퍼스트킬과 포탑 철거를 먼저 당하면서 당연히 스노우볼을 굴릴 여건을 만들지 못했다. 드래곤 처치 횟수나 바론 처치 횟수에서는 8위와 9위로 상위권 팀들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나락으로 떨어질 줄 알았던 잔인한 상황에서 봄의 축제에 나서게 된 것을 최우범 감독의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다. 더군다나 상대는 지난해 롤드컵 결승서 맞붙었던 SK텔레콤. 롤드컵 결승서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이 와일드카드전에서 만나는 난감한 현실을 받아드리면서 승리를 다짐했다.
"SK텔레콤을 또 만났다. 중요할 때 자주 만나는 것 같다. 이번에는 두 팀 다 조금 낮은 위치에서 시작하지만 기세가 붙으면 모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 다전제이다 보니 첫경기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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