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엘이 어른들을 위한 유쾌한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도깨비'에서 섹시한 삼신할매로, '화수분'에서는 우마왕(차승원)의 충직한 신하 마비서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연극 '아마데우스'로 무대에도 도전한 이엘. 봄바람이 부는 4월 극장가에서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으로 흥행 바람을 몰고 올 예정이다.
트랜스젠더, 삼신할매, 요괴, 그리고 이번에는 '바람의 여신'이다. 맡는 역할마다 남다른 임팩트를 자랑하는 이엘은 "그런 역할이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제가 그런 캐릭터에 재미나 흥미를 느끼는 것도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편안하고 평범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내 옆에 있는 평범한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은 욕심에 '바람 바람 바람' 속 제니를 선택한 것도 있다. 제니는 바람의 여신이만 그동안의 강렬한 캐릭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시면 진한 화장이나 섹시한 의상 같은 것들을 다 배제한 것을 아실 수 있다. 감독님이랑 캐릭터를 잡으면서 가장 편안하면서도 내추럴한 모습에서 제니를 찾아가자고 얘기했다"며 "말투도 '도깨비'에서 보여드린 관능적인 톤을 다 버렸다. 제니를 만들면서 제 톤을 버리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보시면 그 동안의 모습과 다르다는 걸 잘 아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자랑하는 여성상을 연기해 왔지만, 이엘의 실제 성격은 여리고 물러터졌다고. 이엘은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가는 점에서는 세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사람을 대하고, 평소에 생활하는 모습에서는 오히려 순하다"고 자신의 성격을 설명해 웃음을 말도 느리고, 질문을 받으면 생각이 많아서 즉각적으로 답도 잘 못하는 타입이다"라고 말했다.
어른들의 철없는 불륜을 소재로 하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바람의 여신 제니 역을 맡은 이엘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설명하며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영화다. 그런 고민이 제니와 제가 인간적으로 많이 맞닿아 있는 지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인이나 남편이 외도를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한 번 바람을 피운 사람은 받아줄 수 있을 것 같다. 돌아와 주길 바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엘은 송지효와 '아는 형님'에 출연해 남다른 예능감을 자랑했다. 이엘은 "'아는 형님'에 나가는 게 너무 겁이 나서 말 한 마디를 제대로 못하겠더라. 맹수 우리에 던져진 초식 동물 같았다"며 "'바람 바람 바람' 얘기를 하러 나갔는데 머리가 하얘져서 사전 질문과 전혀 다른 답을 하고 그랬다. 편집을 그나마 너무 잘 해주신 것 같다. 좀 더 재밌게 즐기면서 영화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랬어야 했는데 적응이 잘 안 되더라"고 웃었다.
예능 베테랑 송지효에게 영화 촬영도, 예능 적응도 많이 의지했다는 이엘이다. 이엘은 "송지효 언니가 친언니처럼 현장에서 저를 잘 챙겨줬다. 언니만큼 사람을 잘 챙길 수 있을까, 현장에서 감탄했을 정도였다. 현장에서 언니한테 많이 기댔다"며 "'아는 형님'에 나가서도 언니가 워낙 예능 베테랑이시니까 언니한테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배우이기 전에 (송지효를) 사람으로 좋아하게 됐다"는 이엘은 "신기할 정도로 언니는 레이더망이 정말 넓다. 많은 사람을 두루두루 많이 챙기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송지효를 극찬했다.
한편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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