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가 일주일간의 1차 생존경쟁을 마감했다. 수장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소속팀에서의 경기 출전과 뛸 수 있는 체력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지난 26일 오후 파주 NFC서 열린 부천FC1995(K리그2)와 연습경기서 이근호의 해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6-0으로 대승했다.
김학범 감독은 전반과 후반 다른 전술과 선수들로 실험을 이어갔다. 전반엔 이근호 한승규 장윤호 정태욱 송범근 등을 내보내 공격적인 스리백을 점검했다. 이근호는 12분 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대표팀은 전반에만 4-0으로 리드했다.

전반 3-4-1-2와 4-2-3-1을 점검한 김학범호는 후반 4-4-2로 변화를 줬다. 나상호 황인범 황기욱 전세진 김진야 이상민 등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19분 부천의 자책골로 1골 더 달아난 대표팀은 36분 이은범의 쐐기골을 더해 대승을 마무리했다.
지난 24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서 열린 FC서울(K리그1)과 첫 연습경기서 4-1 완승을 거뒀던 대표팀은 19일 파주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후 일주일간의 소집훈련을 성공리에 마쳤다.
김학범 감독은 첫 소집 후 선수들에게 "맹호로 거듭나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안일한 멘털에서 벗어나 과거 한국 축구의 강점이었던 강인한 정신력을 되찾으라는 의미였다.
맹호가 되기 위한 조건은 분명했다. 1차 소집훈련을 마친 김학범 감독은 "선수들을 체크하는데 주안점을 뒀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조금 더 빠르고 타이트하게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돼서 40~50점 밖에 못 줄 것 같다"면서 "선수 개인이 소속팀에 돌아가서 얼마나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덥고 습한 인도네시아서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트트릭의 주인공인 이근호(포항)는 "감독님이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하셔서 템포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템포를 못 따라가서 많이 힘들었지만 호흡을 더 맞추면 감독님의 템포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범호는 6월 중으로 2차 소집훈련을 한다. 8월 최종 담금질을 마친 뒤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8월 14일~9월 1일)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은 골키퍼 2명과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해 20명으로 꾸려진다. 그야말로 바늘귀 경쟁이다.
김학범호엔 프로 초년생들이 대다수다. 소속팀서 선배들에 밀려 쉽사리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거나, 뛸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만드는 이가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
최전방 공격수 이근호는 "경기장에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서브에 있지만 언제 선발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황기욱(서울)은 "개인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소속팀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감독님도 어떻게든 뛰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스로 몸을 더 만들고 관리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1차 생존경쟁은 끝났지만 본격적인 경쟁은 소속팀에서 이어진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