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닝 투수 4명에 담긴 한용덕 감독의 속뜻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3.27 06: 23

"기초공사를 튼튼하게 해야죠". 
한화는 지난 25일 고척 넥센전에서 8회 한 이닝에 투수 4명을 썼다. 4-1로 리드한 상황에서 송창식(⅓이닝)-박주홍(⅓이닝)-서균-박상원(⅓이닝)이 한 타자씩 상대하며 8회를 실점없이 봉쇄했다. 9회 마무리 정우람으로 넘어가기 전 8회 1이닝을 투수 4명으로 짧게 끊어 썼다. 흔치 않은 투수 운용법이다. 
한용덕 감독은 "이기는 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쌓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창식을 뺀 나머지 3명은 1군 개막 엔트리가 처음이다. 풀타임 시즌 경험도 없다. 하지만 이날 8회 3점차 리드하는 상황에서 좌투수 박주홍은 좌타자 서건창을 헛스윙 삼진 잡았고, 서균은 마이클 초이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어 나온 박상원이 김태완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박상원은 홀드를 기록했다. 

한용덕 감독은 "이 선수들을 필승조로 만들려 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만들어 놓으면 앞으로 몇 년은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짧게 던지면 더 집중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조금씩 자신감을 키우면 이닝을 늘려갈 생각이다. 기초공사를 튼튼하게 하는 과정으로 보면 되겠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기 위한 한 감독의 노하우다. 두산 수석·투수코치 시절에도 이 같은 방법으로 불펜 투수들을 키웠다. 지난 2015년 6월 1군 투수코치를 맡은 뒤 함덕주를 초반에는 1이닝 미만으로 짧게 썼다. 지난해 김강률도 마무리 승격 과정에서 셋업맨으로 충분한 준비 시간을 줬다. 
한 감독은 "경험치 없는 투수들은 한 번 맞으면 (자신감이) 확 죽는다. 지금 당장 (중요한 상황에) 길게 쓰는 것보다 짧게 던지며 '맞아도 괜찮을 정도가 됐을 때' 이닝을 늘릴 것이다. 젊은 선수들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이닝을) 짧게 쓰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박정진·권혁·송창식 등 특정 투수들에게 의존한 불펜을 운용했다. 크고 작은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 중이다. 언제까지 베테랑 선수들에게 기댈 수 없다. 이제는 불펜에서 젊은 투수들이 나와야 한다. 캠프 때부터 박주홍·서균·박상원이 두각을 드러냈다. 
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씩씩하게 던지는 게 좋더라. 서균도 그날 안타를 맞고 내려갔지만 공격적으로 승부를 들어갔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송진우 투수코치도 "어린 선수들이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좋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니 결과도 좋을 것이다"며 새로운 젊은 필승조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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