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막남친이 등장했다. 그런데 다른 고막남친들과 좀 다르다. 달달하게 꿀이 흐르면서도 또 개성 강한 음색이라 더 매력적이다. 완벽한 조합을 이루는 전태원(23)과 정혁(21)의 마틴스미스가 그 주인공.
가요계 훈남 듀오로 잘 알려진 마틴스미스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데뷔 2년 만에 처음으로 EP앨범 '슬레이트'를 발표하면서 마틴스미스의 음악 어필에 나섰다. 한 편의 영화를 보여주듯 쭉 이어지는 트랙리스트는 마틴스미스의 색깔을 아름답게 담고 있다. 스무 살 첫사랑 이야기, 따뜻해진 봄날에 듣기에 더없이 좋은 음악들로 채워졌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팀이 온전해졌다고 할까요? 스무 살 첫사랑에 대한 내용이라서 시작부터 끝까지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어요. 실물 앨범을 받았을 때 원하던 대로 나왔어요. 음악적으로 대단하고 완성도도 있고 의도했던 대로요."(정혁)

"오랫동안 준비해와서 그런지 계속 앨범을 찾아보게 되더라. 1년 정도 준비했어요. 감격스러웠죠.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고, 이야기들이 있어서 설렘이 있었어요. 곡은 예전부터 써서 남겨뒀던 거예요. 이 곡에 대해 아는 분들도 많아요. 미발표곡으로 들려줬던 곡이라서. 대한민국 대표 선수 출전마냥 기뻐요."(전태원)
오랫동안 꾸준히 작업해온 곡들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본 만큼 감격스러운 첫 앨범. 마틴스미스의 설렘이 리스너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완성도를 높인 이들이다.
"진짜 첫사랑의 이미지를 스무 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썼던 노래들과 감정을 이입해서 사람들이 거기서 나도 이랬다, 저랬다 공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첫사랑의 이미지가 사람마다 강렬하게 남잖아요. 우리의 실제 이야기도 있어요. 영화라고. 1번부터 6번까지 스토리가 이어지게 만들었어요. 한 트랙마다 씬이라고 정해뒀고, 총 여섯 개의 씬이 있는 거죠. 이걸 영화를 듣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수록곡, 타이틀곡 마지막까지 들을 수 있도록 했어요."(전태원)
마틴스미스가 처음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계기는 지난 2015년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7'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훈훈한 남성 듀오로, 매력적인 음색과 음악들로 주목받았다. 이후 페스티벌 무대와 싱글, 드라마 OST 등에 참여하면서 팀의 색깔과 감성을 꾸준히 어필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지금의 앨범 '슬레이트'를 준비했다.

사실 마틴스미스가 결성 된지는 3년이 됐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태원과 정혁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컸다. 특히 음악적으로. 정혁은 전태원을 전적으로 믿고 있었고, 전태원 역시 정혁의 매력적인 음색을 최대한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감정을 끌어냈다. 두 사람의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이유다. 믿음, 그리고 음악을 즐겁게 대하는 자세.
"작업하는 방식이 태원이 형이 그림을 그려오면 제가 감정을 이해하고 노래하는 느낌으로 작업해요. 태원이 형을 전적으로 믿고 따라가요. 어떤 감정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 나왔다고 설명해주고, 그 감정을 불러내죠. 태원이 형이 음악을 써서 들려줄 때 음악만 들려주는 게 아니라 배경이라던 지, 감정이라던 지 먼저 이야기를 해주고 노래를 들려줘요. 그래서 더 많이 와 닿죠. "(정혁)
"팀을 한지는 짧아요. 3년 정도 됐어요. 타협점을 많이 찾은 것 같아요. 만나고 작업을 하고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해야 하는 사람이죠. 음악은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죠. 힘들고 부딪히고 싸우고 해서 나오는 앨범이고 싶지 않아요. 순수함을 담고 싶었어요. 감정에 대한 신중함이 컸어요."(전태원)
팝을 기반으로 하는 마틴스미스의 음악은 대중적으로도 좋아할 요소들이 많다. 이번 앨범에서 그린 스무 살의 첫사랑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떠올리게 만들고, 같은 경험이 없더라도 감성의 공유는 충분히 가능하다. 천천히 스며들듯이 리스너들의 감성에 들어오는 마틴스미스의 음악들이다.
"팝 기반이 된 음악이 좋아요.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이 저절로 스며들었던 것 같아요. 오디션 당시에도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했고. 앞으로도 음악을 만들면서 우리의 색깔을 좀 더 넣고, 순수한 감정, 성장을 넣고 싶어요. 대중성은 절대 버리지 못할 것 같아요."(전태원)
"일이라고 생각 안 해요. 음악 만드는 것에 대해서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감 힘들어요. 실력은 늘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싱어송라이터로 봤을 때 감정이 중요한데, 어떻게 표현할지 일적으로 대하면 감정을 잃어버릴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거죠. 듣는 분들도 우리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음악보다 원하는 걸 할 때 좋아해주실 것 같고요."(정혁)
'슬레이트'는 마틴스미스의 시작이자, 또 다음 앨범을 위한 색깔이기도 했다. 마틴스미스를 대표하는 앨범이자 앞으로 이들이 들려줄 음악에 대한 요약이기도 한 것. 무엇보다 어느 나라에서 들어도 거부감이 없이 좋아할만한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마틴스미스의 포부가 담겨 있기도 했다.
"가사를 영어로 바뀌어도 어색하지 않은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빌보드에 오를 수 있는 음악으로요.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팝을 기반으로 두는 이유도 어느 나라에서 들어도 다 좋아할만한 음악을 하고 싶어서. 그런 꿈이 있습니다(웃음)."(전태원)

마틴스미스의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다양한 뮤지션과의 교류. 또래의 다른 프로듀서들, 뮤지션과 음악적으로 활발하게 교류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완성시키고 싶다는 두 사람이다. 이들이 협업해보고 싶다고 꼽은 뮤지션들은 그루비룸과 샘김, 백예린, 선우정아. 특히 정혁은 백예린과의 작업을 꿈꾼다고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백예린 씨와 콜라보를 꼭 해보고 싶어요. 꼭!"(정혁). "맞아요. 백예린 씨 음색이 혁이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전태원). 간절한 정혁의 외침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계속됐다.
덧붙여 많은 뮤지션들의 꿈의 방송이라 불리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언급했다. 꼭 나가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꼭 나가고 싶어요. 우리의 음악을 들어줄 것 같아요(웃음)."(정혁·전태원)
한 마음으로, 한 감성으로 마틴스미스의 음악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정혁과 전태원. 두 사람의 인연은 만난 시간보다 더 깊었고, 그래서 더 특별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쌓아갈 음악들도 서로가 있어 가능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라 더 믿음이 가는 마틴스미스의 행보다.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 혁이가 없었으면 안 됐을 거예요. 아무래도 뭔가를 가지고 왔을 때 표현력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더 길어졌을 거예요. 팀 활동도 힘들고요. 혁이 보이스 자체가 한국에서 나올 수 없는 보이스죠. 프로듀싱 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큰 장점, 뮤즈라고 합시다(웃음)."(전태원)
"음악 작업을 하는 게 태원이 형을 믿고 가는 거예요. 어떤 음악이고 멜로디든 형이라서 그렇게 믿을 수 있는 것 같아요."(정혁)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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