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잘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2월. 2차 스프링캠프를 앞둔 김태형 감독은 가장 큰 고민으로 '리드오프 찾기'를 들었다. 그동안 1번타자로 활약했던 민병헌이 FA 자격을 취득하고 롯데 자이언츠로 옮기면서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2016년 1번타자로 나섰다 지난해 3번타자로 자리를 옮겨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박건우를 다시 1번으로 기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1번으로 나서게 되면 아무래도 2번타자가 힘들어진다"라며 이 역시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무렵 '대안카드'가 나왔다.

지난해 타율 2할5푼7리로 부진에 빠졌던 허경민은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폼 등을 다소 수정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6할(15타수 9안타)로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지나해와는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은 "허경민이 스프링캠프부터 감이 좋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정규시즌 개막 2경기에서 허경민에게 '리드오프' 중책을 맡겼다.
24일 개막 첫 경기 허경민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5일 첫 타석에서 몸 맞는 공으로 나간 허경민은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고 나가며 침묵을 깼다. 그리고 4-4로 맞선 7회 1사 3루 상황에서 중견수 방면으로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이날 경기 결승 타점을 올렸다.
경기를 마친 뒤 허경민은 "첫 날 경기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아서 마음을 졸였다. 그러다가 오늘 안타가 나와서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첫 타석에서 어깨 쪽에 사구를 맞은 것에 대해서도 "얼굴로 날아왔는데, 그나마 안 아픈 부위에 맞았다. 운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낯선 1번 타자 자리. 그만큼 허경민은 공부하고 배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실 1번타자 자리가 쉬운 자리는 아니다. 워낙 좋은 타자가 빠져서 내가 얼마나 채울 지 모르겠다. 그래도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할 생각이다"라며 "뒤에 (최)주환이 형, (박)건우, (김)재환이 형 등 잘 치는 타자가 많다. 내가 열심히 나가서 점수를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내가 자리를 가릴 처지는 아니다. 나갈 수 있는 것으로 감사하다"라며 "1번에서 꼭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 좋은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ellstp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