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가슴을 적실 감동 영화 '덕구'가 스크린에 찾아온다.
27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덕구'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이순재, 정지훈, 박지윤, 방수인 감독이 참석했다.
이순재는 손주들을 위해 모든 희생을 바친 할아버지 캐릭터로 7년 만에 영화 주연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특히 이순재는 '덕구'에 노 개런티로 출연을 결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순재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감독이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작품을 보면 앞뒤가 안 맞거나 작위적인 영화가 많더라"며 "'덕구'는 잔잔한 얘기지만, 큰 무리 없이 우리의 일상적 정서를 담아서 잘 흘러가고, 사랑이 담겨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우리 영화에 사랑이 결핍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순재는 "특히 모처럼 90% 이상을 담당하는 영화라 쉽지 않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두말 없이 하겠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순재와 호흡을 맞추는 손자 캐릭터로는 천재 아역 정지훈이 출연했다. 이순재는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정지훈에 대해 "경이롭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순재는 "덕구 역할은 상당히 어려운 역할이다. 아이로서 소화하기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오늘 영화를 보니 역시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자기의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우리 아이들이 경이롭다. 우리 두 아역들이 진솔하게 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극찬했다.
정지훈은 '덕구' 속 연기에 대해 "할아버지와 이별하는 장면이 많이 길고 감정이 어려웠다. 그 전에 즐거운 신들이 있었고, 갑자기 슬픈 신도 있어서 감정을 이어가기가 힘들었다.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이 제가 할아버지를 안 잡으면, 할아버지는 결국 쓸쓸히 죽어갈 거라고 하셨다. 그 말에 감정 이입이 돼서 연기가 잘 된 것 같다. 그걸 생각하니까 엄마랑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곱 살, 이별을 모르는 사고뭉치 손자 덕구를 연기하며 언론배급시사를 눈물바다로 만든 정지훈은 자신과 덕구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게임, 장난감, 돈가스 이런 걸 정말 좋아한다는 것, 노는 걸 좋아한다는 게 똑같다. 덕구와 다른 점은 저는 활발하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데 덕구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엄마가 그리운 아이다. 저는 엄마 아빠 품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덕구는 할아버지랑 덕희랑만 사니까 그 점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덕구'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다. 이순재는 "영화 덕분에 인도네시아도 가봤다. 특히 아역은 연기를 처음 해보는 것 같은데 상당히 연기를 잘 하더라. 그 친구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에서 남이 아니라 내 친손자 같은 생각을 갖게 됐고, 정감이 흐르더라. 그 장면이 잔잔하지만 상당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찍을 때 인도네시아가 장마철이었는데 우리가 연기를 할 때는 비가 안오고, 끝나면 비가 오더라. 덕분에 순조롭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구'는 할아버지와 손자, 손녀들의 따뜻한 가족애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다룬다. 이순재는 "이 작품의 또 다른 의미는 우리나라에 와 있는 동남아 며느리들의 새로운 인식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동남아 국가에서 온 며느리가 학대받고, 이런 이야기들도 많은데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의 진실한 마음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들을 내 식구라고 생각하고 감싸안을 수 있고, 감싸안는다'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