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립니다".
27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한화 덕아웃에는 2명의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NC 포수 정범모, 투수 유원상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 2006년 한화 입단 동기다. 1년 유급한 유원상이 1차 지명을 받았고, 정범모는 2차 3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 입단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 한화에서 NC로 옮긴 정범모는 트레이드 후 처음 친정팀을 만났다. 경기 전 한화 코칭스태프·선수들과 반갑게 해후했다. 정범모는 한용덕 감독에게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한 감독은 "그래 잘하고, 대신 경기는 우리가 이길게"라며 웃으며 화답했다.

이어 유원상도 한화 덕아웃을 찾았다. 한화 시절 투수코치였던 한 감독에게 인사를 했다. 유원상은 "한화전에는 더 열심히 던지겠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유원상은 2011년 7월 한화에서 LG로 트레이드됐고,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다시 옮겼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활약으로 이날 NC가 한화를 9-6으로 이겼다.
선발 최금강이 4회 강판되며 불펜을 일찍 가동한 NC는 5회 1사부터 유원상을 투입했다. 6회까지 1⅔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는 20개밖에 되지 않았다. 유원상이 중간에 한화의 흐름을 끌어준 덕분에 NC는 불펜을 아꼈다.
NC 이적 이후 첫 선발 마스크를 쓴 정범모는 2회 1사 1·3루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보였다. 한화 투수 윤규진과 5구 승부 끝에 중견수 쪽으로 타구를 띄웠고,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다. 김경문 감독도 덕아웃에 돌아온 정범모와 손뼉을 마주쳤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돋보였다. 6회 무사 1루, 유원상의 원바운드 공이 폭투가 됐지만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지 않고 막았다. 그 사이 1루 주자 최진행이 2루로 뛰었지만 정범모의 정확한 송구에 잡혔다. 바로 다음 공도 바운드가 큰 공이었지만 민첩한 동작으로 막았다. 7회 정근우의 포수 앞 땅볼 타구도 실수 없이 재빠르게 처리하는 등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개막전에서 에스밀 로저스와 김태완의 투타 활약에 울었던 한화는 이날도 팀을 떠난 선수들의 활약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waw@osen.co.kr
[사진] 유원상-정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