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한화 덕아웃을 찾은 NC 포수 정범모(31)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정범모는 지난 27일 마산 한화전을 앞두고 '친정팀' 옛 스승·동료들과 해후했다. 일주일 전까지 한화 선수였지만 NC 유니폼을 입은 정범모는 몰라보게 바뀌어 있었다. 한화 시절 위축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행동에는 파이팅이 넘쳤다.
한화에서 정범모는 많은 기회를 받고도 더딘 성장세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NC로 이적하면서도 한화에 죄송한 마음을 거듭 표했다. 오랜 세월 짓눌려온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NC에 온 정범모는 복덩이로 다시 태어났다. 개막 2연전 마무리 포수로 승리에 힘을 보탰고, 첫 선발출장한 이날 한화전에도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릴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범모가 생각보다 좋다. 밖에서 봤을 때보다 파이팅도 있고, 밝은 모습이다. 한화에선 어린 나이에 기대치가 크다 보니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며 "아직 나이가 그렇게 많지도 않다. 지금부터 야구하면 된다. 충분히 잘할 시간이 남아있다. 앞으로 우리 투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중용 의사를 내비쳤다.
정범모도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김경문 감독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친정팀 한화를 상대로 첫 선발출장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정범모는 "NC에 와서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야구를 즐기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더 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정범모와 일문일답.
- 친정팀 한화 상대로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 모르겠다. 처음에는 약간 들뜨고 마음이 이상하긴 했다. 한화는 친정팀이지만 이제 내가 있는 팀은 아니다. 난 이제 NC 다이노스 선수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애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 2회 희생플라이를 치고 난 뒤 덕아웃에서 김경문 감독과 손뼉을 마주쳤다.
▲ 감독님께서 항상 '잘한다', '잘하고 있다'고 힘을 많이 주신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덕분이다. 최기문 배터리코치님께서도 그렇고, 실수를 해도 잘한다고 격려를 해주신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 이적 후 일주일 사이에 체중이 4kg 빠졌다고 들었다.
▲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감독님, 코치님들께 열심히 배우려고 하다 보니 살이 빠진 게 아닐까 싶다. NC에 와서 마음고생은 전혀 없다. 감독님께서 자신 있게,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원한다. 격려해주시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 NC에 와서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다(웃음).
- 8회 삼진을 당하고도 전력 질주로 덕아웃에 들어왔다. 파이팅이 넘치는 것 같다.
▲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파이팅밖에 더 있겠나. 우리 선수들 모두 방망이 잘 치고, 투수들은 알아서 잘 던진다. 난 그저 열심히 파이팅 내고, 공을 잘 받아주면 된다.
- 수비에 대한 압박감을 벗어던진 것 같다.
▲ 전에는 수비에 대한 압박감이 엄청났다. 블로킹 하나 실수하면 어쩌지, 공 하나라도 못 잡으면 어떡하지, 여러 생각들이 들었다. 지금은 실수해도 감독·코치님께서 괜찮다고, 편안하게 할 수 있게 해주신다. 2루 송구 동작에 있어서도 별다른 주문이 없다. 자신감을 심어주시는 만큼 야구를 즐기고 있다.
-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NC로 이적했다. 정말 새롭게 출발하는 느낌이겠다.
▲ 아들이 태어난 지 29일째다. 가족들은 아직 마산에 안 왔다. 지금 집을 알아보고 있다. 가족들도 마산으로 올 것이다. 이렇게 NC에 온 것이 야구인생에 있어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들을 만난 덕분이다. 선수 분들도 많은 격려를 해주고 있어 감사하다.
- 김경문 감독은 아직 나이가 젊다며 이제부터 야구하면 된다고 했다.
▲ 32살이면 아직 어린 것 아닌가(웃음). 요즘 42살까지 야구하는 시대다. 앞으로 10년 더 열심히 하겠다(웃음). 여기 와서 이렇게 밝아졌다.
- NC의 개막 3연승 마지막 순간을 모두 장식했다. 좋은 출발이다.
▲ (개막 2연전은) 내가 잘한 게 아니라 (신)진호가 잘한 것이다. NC는 워낙 야구를 잘하는 강팀이다. 팀에서 내가 해야 할 건 수비다. 투수들과 이야기하고 호흡을 맞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방망이는 워낙 잘 치는 선수들이 많지만, 나 역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waw@osen.co.kr
[사진] OSEN, 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