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점수에 졌잖아요.” 윤성빈(19·롯데)이 호투를 펼쳤지만, 스스로에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윤성빈은 지난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팀간 첫 맞대결에 선발 등파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5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홈런도 나오고 제구도 다소 흔들리면서 볼넷도 이닝 당 한 개씩 꼴로 나왔다. 그러나 최고 148km/h의 직구와 더불어 슬라이더, 포크를 적설하게 구사하며 '홈런 군단' SK 타선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이날 경기는 윤성빈의 첫 등판. 지난 2017년 1차 신인 지명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윤성빈은 어깨 부상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완벽하게 부상을 털어낸 윤성빈은 시범경기에서 3이닝 3실점(2자책)으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많은 관중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조원우 감독도 "좋은 투구를 했다. 사실 경험이 많이 없어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전반적으로 잘해줬다. 특히 구위나 이닝을 끌고 가는 모습 모두 좋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윤성빈은 1년을 기다리고 맞이했던 첫 등판 순간에 대해 "지난해 재활을 마치고 처음으로 경기를 했는데, 어릴 때부터 봤던 선배님들과 야구를 하니 색다르고 기분이 좋았다"며 "긴장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안했던 것 같다. 집중하다보니 관중 소리도 잘 안들렸다. 만족하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은 첫 등판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아쉬운 부분은 단연 첫 타자 정진기에게 호된 프로 신고식을 당한 순간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로 정진기를 상대한 윤성빈은 풀카운트 상황에서 7구 째로 던진 포크볼이 정확하게 맞아나가면서 홈런을 허용했다.
윤성빈은 "초구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괜찮아서 오늘 되겠다 싶다는 생각을 해 잠시 긴장의 끈을 놓았던 것 같다"라며 "일본에서 정진기 선배님을 포크로 잡은 기억이 있어서 포수에게 포크로 던지겠다고 했는데, 밋밋하게 들어가서 홈런을 맞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서 "1회가 끝나고 너무 아쉬워서 정신적으로 흔들렸는데, 어렵게 기회가 온 상황에서 못 잡으면 상동으로 가겠다고 생각해 이 악물고 막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프로에서의 첫 등판. 윤성빈은 스스로에게 60점이라는 다소 박한 점수를 줬다. 책임감 때문이었다. 윤성빈은 "패전투수가 됐다는 것은 내가 준 점수로 졌다는 것이다. 점수를 준 것이 아쉽다"고 돌아봤다.
아쉬운 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윤성빈은 "초구를 항상 스트라이크를 잡고가면 마음도 편해지고, 이닝도 수월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 타자 승부를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 같다. 투 스트라이크 잡았다고 긴장 풀리지 말고 집중을 유지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