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멜로 안된다고? 200만 '지만갑'과 '콜바넴' 앓이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3.28 09: 40

멜로물이 시장성이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맞는 말도 아니다.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불리는 3월 극장가를 촉촉한 감성으로 물들이는 두 편의 멜로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멜로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분명 보여주는 것.
배우 손예진, 소지섭 주연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는 26일 전국 6만 3,260명(이하 영진위)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누적관객수는 195만 1,663명. 이로써 지난 14일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개봉 15일째인 오늘(28일) 200만 고지를 넘게 된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멜로물이 손익분기점을 넘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인 만큼, 정통 멜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성공은 단비와도 같다. 지금 추세라면 2015년 이후 개봉한 멜로-로맨스 장르 한국 영화 중 최고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 '뷰티 인사이드'(205만 4, 297명)의 성적도 넘을 전망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소지섭)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동명의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했는데, 보다 한국식 감성과 유머 코드를 살린 것이 나름의 장점이 됐다. 
다른 한 편에는 티모시 샬라메와 아미 해머 주연 외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이 있다. 이 영화는 퀴어영화이자 성장영화이지만, 무엇보다도 두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물이다.
'첫사랑 영화의 마스터피스'란 평을 듣고 있는 이 작품은 개봉 6일만에 누적 관객수 8만명을 돌파했다. 더불어 국내 주요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OST가 연일 베스트셀러 1위를 휩쓸며 이른바 '콜바넴' 신드롬의 열기를 확인케 한다.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화제작이란 점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받은 후광이 있긴 하지만 영화 자체의 힘이 상당해 스크린 열세 속에서도 입소문으로 흥행을 이뤄나가고 있다. 아트버스터 '캐롤'의 개봉 첫 주 누적 관객수를 제쳤다.
소설 '그 해, 여름 손님'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따스하고 나른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열 일곱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의 처음이자 스물 넷 올리버(아미 해머)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을 담았다.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감성을 감각적이고 때로는 자극적인 색채로 담은 이 작품을 퀴어물이란 한계에 가둘 수 없다. 라스트신의 여운에 '콜바넴 앓이'를 호소하는 관객들이 상당하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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